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내 패션·뷰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국제 협력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번 방문을 통해 밀라노 패션위크와의 실질적 교류 확대는 물론, 서울패션위크의 글로벌 브랜드 위상 제고를 위한 협력 기반을 다졌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CNMI)를 찾아 서울시와 밀라노 간 패션·뷰티 분야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CNMI는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밀라노 패션위크’를 주최하는 기관으로, 신진 브랜드 육성과 지속가능성 확대 등을 통해 이탈리아 패션 산업의 글로벌 영향력을 견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서울패션위크에 밀라노 주요 브랜드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한국 패션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밀라노와 같은 전통 있는 도시와 실질적 협력 관계를 맺는다면 서울패션위크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도 매년 봄·가을 두 차례 패션위크를 열고 있지만, 국제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선 상징성 있는 도시와 협업이 필수”라며 “서울패션위크에 밀라노 전용관을 마련하는 등 실무진 간 구체적 논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서울시와 CNMI는 이번 만남을 통해 패션·뷰티 분야에 대한 더욱 긴밀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약속했다. 두 기관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CNMI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브랜드 국제 홍보, 소재·디자인 네트워크 구축, 공동 마케팅 등 실질적 교류 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파울라 아로시오 CNMI 대외협력 책임총괄자는 “서울시와의 협력은 작년부터 시작됐지만, 초기부터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한국은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갖고 있어 신진 디자이너 교류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오후, 오 시장은 밀라노 대표 편집숍 ‘10 꼬르소 꼬모’에서 열린 팝업 전시 ‘K-Vibe from Seoul’ 현장을 찾아 현지 관람객과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을 살폈다. 이번 전시는 국내 뷰티 브랜드 8곳과 패션 브랜드 6곳이 직접 참여했다. 첫날에만 50여명의 현지 인플루언서가 참석했다.
오 시장은 부스를 일일이 둘러보며 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막걸리향 향수를 시향하며 “먹고 싶은 향”이라고 말했고, 한 크림을 바른 뒤에는 “손이 갑자기 예뻐진 것 같다”고 말해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오 시장은 “무엇보다도 아마 경쟁력이 있으려면 기능이 가장 뛰어나야 한다. 전 세계 패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그런 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 브랜드의 세계적인 진출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서울시의 정책적인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를 유럽 진출의 신호탄으로 삼고, 향후 정기적인 팝업 전시, 현지 쇼룸 협업, 글로벌 바이어 연계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서울뷰티허브 개관을 계기로 디자인, 유통, 수출까지 뷰티 기업 전반을 지원하고, 전문 인력 양성과 해외 진출을 촉진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후 열린 ‘밀라노 현지 진출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서울의 브랜드들이 세계 무대에 더 많이 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서울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이 잘해야 대한민국 기업이 더 크게 뻗어나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