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90개국 수출…삼양식품, 성장세 지속 위한 ‘3대 과제’는 [기업X-RAY]

불닭 90개국 수출…삼양식품, 성장세 지속 위한 ‘3대 과제’는 [기업X-RAY]

기사승인 2025-08-12 11:00:09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불닭볶음면이 판매되고 있다. 김건주 기자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부 체질 개선에 나섰다. 미국발 관세 인상과 근로 환경 변화 속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공급망 안정, 브랜드 지속성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1조3359억원으로, 전체 매출 1조7289억원 중 77.3%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법인 매출은 2억8000만 달러(한화 3868억원)로 28%를 차지했다. 2015년 해외 매출이 307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40배 넘게 성장한 셈이다.

핵심 동력은 단일 브랜드 ‘불닭볶음면’이다. 매운 맛 콘셉트와 ‘불닭 챌린지’ 등 SNS 밈 문화와 결합한 바이럴 마케팅은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 입맛을 빠르게 사로잡았다. 현재 삼양식품은 북미와 동남아, 중동 등 90여개국에 불닭볶음면을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과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세 이어가려면…관리해야 할 세 가지

고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삼양식품은 △관세 환경 변화 △노동 구조 개편 △브랜드 평판 관리 등 세 분야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공장이 없는 삼양식품은 이달부터 시행된 15% 상호관세의 직접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수출 제품 전량을 경남 밀양공장에서 생산·출하하는 구조 탓에 물류·관세 부담이 고스란히 수익성에 반영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미국 판매 가격으로는 손익을 맞추기 어려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관세율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는 정해 놨지만, 현지 글로벌 업계동향 등도 체크해서 면밀히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생산·노동 체계도 손질 중이다. 이달부터 밀양·원주·익산 등 4개 공장에서 적용해 온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근무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2조 2교대’ 방식 근무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매달 초과근무 동의서를 받아 특별연장근로를 시행해 왔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생산 안정성과 품질 유지, 인력 이탈 방지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 평판 관리도 주요하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7월 식품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순위에서 삼양식품은 1위를 유지했지만, 지수는 전월 대비 15.3% 감소했다. 세부 지표별로 보면, 참여지수(–41.1%), 미디어지수(–38.7%), 소통지수(–54.4%), 사회공헌지수(–50.0%)가 모두 급감했다. 커뮤니티지수도 –19.1% 하락했다. 반면 실제 판매 실적을 반영하는 시장지수는 17.3% 상승했다. 판매 성과가 개선됐음에도 소비자 참여와 화제성, 사회공헌 활동이 약화되면서 전체 점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양식품은 브랜드 영향력 회복과 글로벌 입지 강화를 위해 해외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외식 브랜드 ‘판다 익스프레스’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불닭 소스를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였다. 이 소식이 전해진 11일, 삼양식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만7000원(3.23%) 오른 150만2000원에 마감했다.

삼양식품은 ‘불닭’으로 확보한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 공급망 안정성, 브랜드 자산이라는 세 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관리하느냐가 장기 성장세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내부 조직 안정과 소비자 접점 회복이 향후 성적표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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