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드게임 작가’로 변신한 이세돌, 바둑협회와 함께 ‘그레이트 킹덤’ 알린다

[단독] ‘보드게임 작가’로 변신한 이세돌, 바둑협회와 함께 ‘그레이트 킹덤’ 알린다

기사승인 2025-08-19 06:00:09
이세돌 9단이 16일 경기도 화성시에서 열린 제7회 대통령배 전국바둑대회 현장에서 대한바둑협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 9단은 향후 자신이 직접 만든 ‘보드게임’ 보급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영재 기자

한국 바둑 일인자 계보를 잇는 인물 중 처음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바둑계를 떠났던 이세돌 9단이 직접 만든 ‘보드게임’을 들고 다시 흑백 세상으로 돌아왔다.

1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바둑협회는 코리아보드게임즈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이세돌 9단이 만든 보드게임 ‘그레이트 킹덤’ 보급에 함께 나선다. 코리아보드게임즈는 국내 최대 보드게임 전문 기업으로, 이세돌 9단의 ‘위즈스톤’ 3종 시리즈를 선보인 회사이기도 하다.

유경민 대한바둑협회 사무처장은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바둑협회와 코리아보드게임즈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바둑 저변 확대와 바둑 기반 보드게임에 대해 렵력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9단이 직접 만든 보드게임 위즈스톤 3종 시리즈에는 바둑에서 파생된 ‘그레이트 킹덤’을 필두로 ‘나인나이츠’, ‘킹스크라운’ 등이 있다. 킹스크라운은 빙고와 유사한 기억력 게임으로, 아이들 교육은 물론 가족 게임으로 적합하다. 심리전이 일품인 나인나이츠는 체스를 연상케 하는 기물이 돋보인다. 이 9단이 위즈스톤 3종 시리즈에서 가장 추천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이번에 대한바둑협회가 코리아보드게임즈와 주로 협력하는 보드게임은 역시 바둑을 매개로 만든 그레이트 킹덤이다. 이 게임은 바둑을 기반으로 했지만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면서 바둑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입문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오히려 기존 바둑 룰에 너무 매몰되면 좋지 않은 수를 둘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재밌다.

이세돌 9단은 “바둑에서 가장 어려운 개념이 바로 ‘두 집’이라는 개념”이라면서 “완생은 두 집이 났다는 의미이고, 미생은 두 집이 안 났다는 원리인데, 이것이 말은 쉽지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바둑에서 두 집이라는 개념을 그레이트 킹덤에서는 사방을 막는다는 개념으로 단순화해 접근성을 높였다”면서 “게임판은 9줄(총 착점 81개), 돌은 각 40개(총 80개)로 기본 세팅을 한 뒤, 정중앙은 선공과 후공 모두에게 소속될 수 있도록 ‘중립성’을 잡았다”고 부연했다. 이 9단은 “아울러 상대방 성(돌)을 하나라도 파괴하면(잡는다면) 즉시 승리한다는 점 또한 이 게임이 가진 바둑과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이 보드게임 그레이트 킹덤을 직접 만들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제공

그레이트 킹덤은 기존 바둑의 난해한 ‘옥집’ 개념을 없애고, 사방을 막아 집을 확보한다는 개념을 획기적으로 심플하게 만들면서 흥미를 높였다. 이에 따라 가장 자리에서는 성(그레이트 킹덤의 기물)을 단 2개만 배치하고도 삶을 확보할 수 있다. 19x19, 총 361칸인 기존 바둑과 달리, 9x9 맵으로 진행한다는 점, 서로가 상대의 성 단 1개만 파괴해도 바로 승리할 수 있다는 점도 빠른 게임 진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 때문에 바둑에서 흔히 요술쟁이라 불리는 ‘패’의 개념이 그레이트 킹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레이트 킹덤을 접한 이용자들은 “이세돌 9단이 자문한 정도의 게임이겠거니 했는데 아예 직접 만든 게임이라는 점에서 놀랐다”면서 “게임성도 좋고 재미있어 종종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레이트 킹덤을 직접 플레이해본 바둑 프로기사들도 호평을 내놓았다. 한 프로기사는 “바둑보다 작은 판에 ‘완생’ 개념도 훨씬 쉽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고, 그럼에도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중립성’을 배치하는 등 바둑에 없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돼 게임으로서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이세돌 9단은 “그레이트 킹덤은 바둑의 매력을 최대한 유지하되 진입 장벽을 한결 낮춰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든 게임”이라며 “저처럼 바둑을 오랜 기간 두었던 숙련자도, 바둑의 개념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도 이 게임을 통해 생각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바둑협회는 지난 16일 경기도 화성시에서 열린 제7회 대통령배 전국바둑대회에서 이세돌 9단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 9단은 “굉장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바둑 홍보대사로서 조금이나마 바둑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세돌 9단이 대한바둑협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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