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8일 (5)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코스피 7000시대, ‘K-병기창’ 재평가가 이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코스피 7000시대, ‘K-병기창’ 재평가가 이끈다”

美·中 ‘4대 레이스’의 핵심 바틀넥은 ‘K-제조업’
‘K-방산’의 환골탈태…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프리미엄으로
“5월 변동성 확대 가능성, 국내 증시 진입 마지막 기회”
한화운용, K-금융의 영토 확장…美증시에 깃발 꽂는다

승인 2026-05-08 06:00:04 수정 2026-05-08 06:03:13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CMO)은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확신에 찬 어조로 한국 자본시장의 ‘퀀텀 점프 당위성’을 강조했다. 임성영 기자.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CMO)은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확신에 찬 어조로 한국 자본시장의 ‘퀀텀 점프 당위성’을 강조했다. 임성영 기자.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변방의 제조국이 아닙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풍 속에서 자유 진영의 안보와 기술을 책임지는 ‘글로벌 병기창(Arsenal)’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코스피 7000은 목표지수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전략 자산으로서 정당한 몸값을 찾아가는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CMO)은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확신에 찬 어조로 한국 자본시장의 ‘퀀텀 점프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미 2023년 초 시장의 편견을 깨고 국내 최초 방산 상장지수펀드(ETF)를 기획하며 ‘방산 성장론’을 설파했던 그는, 지난해 말 부사장 승진 이후 이제 한국 제조업의 가치를 글로벌 심장부인 월가에 직접 이식하고 있다.

美·中 ‘4대 레이스’의 핵심 바틀넥은 ‘K-제조업’

최영진 부사장은 현재의 미·중 갈등을 단순한 관세 협상이나 무역 수지 조정 차원이 아닌, 국가의 생존을 건 군비(Arms), 기술(Tech), 에너지(Energy), 통화(Currency)의 ‘4대 레이스’로 규정했다.

최 부사장이 보는 현재의 세계질서는 ‘제2의 냉전’에 가깝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제조·기술·에너지 공급망을 다시 짜면서, 지난 30~40년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 중심의 새로운 제조 허브를 세우고 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AI) 혁명을 군비 경쟁의 종속 변수로 분석했다. AI는 결국 군사 기술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이며, 이를 위해 막대한 양의 반도체(HBM)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최 부사장은 “미국은 설계는 잘하지만 제조 손발이 잘린 상태이고 중국은 배제해야 할 대상”이라면서 “결국 반도체, 조선, 방산, 전력기기 등 핵심 전략 자산을 온타임(On-time)에 공급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파트너가 바로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이 ‘바틀넥(병목 지점)’을 쥐고 있는 한국 제조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K-방산’의 환골탈태…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프리미엄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부터 ‘K-방산’ 테마를 시장에 각인시킨 그는 방산주에 대해 “단기 모멘텀이 아닌 구조적 성장주”라고 못 박았다.

최 부사장은 “6·25 전쟁 당시 탱크 한 대 없던 나라가 이제는 전 세계 서방 진영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며 “남북 대치라는 특수성이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산 생산 라인과 기술력을 유지하게 만든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우전쟁과 중동전쟁 이후 폴란드, 루마니아부터 중동, 호주, 심지어 미국까지 국내 기업들이 생산한 무기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무기는 한번 공급되면 유지·보수(MRO)로 30~40년 수익이 보장되는 ‘구독 경제’ 모델이다. 과거 내수 산업 기준의 밸류에이션을 들이대는 것은 시대착오적 생각이라는 것.

그는 이어 코스피 7000 배경으로 상장사 영업이익의 질적 변화를 꼽았다. 지수가 단지 ‘값이 싸서’ 오른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이익 구조와 자본 효율성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한국 시장은 단순히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 평균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글로벌 톱티어 기업과 내수·지역 맹주가 뒤섞인 시장이 됐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급 반도체 기업, 조선·방산·전력 인프라 기업들이 전체 영업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앞으로 끌고 가는 구도”라고 말했다.

실제 최 부사장은 “작년 상장기업 전체 영업이익이 280조원 수준이었다면, 앞으로 350조원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누가 그 이익을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반도체, 방산, 조선, 자동차, 전력기기 등 미·중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의 핵심에 있는 제조업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역시 “대형주의 벤더·밸류체인에 있는 기업들 가운데 ‘텐배거(10배 수익)’ 후보가 숨어 있다”며 “대만증시가 TSMC만 오른 게 아니라 관련 밸류체인이 함께 올랐듯, 한국도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5월 변동성 확대 가능성, 국내 증시 진입 마지막 기회”

시장의 ‘피크아웃(하락 전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물론 변동성은 피할 수 없다고 봤다. 최 부사장은 투자자들이 지수의 상단보다는 ‘지형 변화’를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부사장은 “코스피 7000 시대엔 10%만 빠져도 700포인트가 움직인다”며 “조정은 언제든 올 수 있지만 2500에서 7000까지 올라온 장기 우상향 궤적에서 조정은 ‘위험’이 아니라 ‘기회’”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 급등 부담으로 5월 가격 조정이 올 수 있지만 그동안 시장을 넋 놓고 바라보던 ‘방관자’들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이 바로 그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코스피 2500선에서 증시에 진입한 투자자는 지수가 5000까지 오르더라도 이미 두 배 수준의 수익을 거둔 만큼 변동성을 견딜 여력이 있다. 반면 7000선에서 처음 시장에 들어온 투자자는 30% 수준의 조정만으로도 ‘역시 국장은 안 된다’며 손절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저서 ‘스킨 인 더 게임(Skin in the Game)’을 인용하며, 투자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시대의 흐름에 몸을 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부사장은 “나스닥과 S&P500도 50~80% 조정을 겪었지만 결국 장기 보유한 사람이 승자였다”며 “지엽적인 지배구조 이슈나 정치적 이벤트라는 ‘잔파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국 기업이 가진 기술 격차와 제조 역량이라는 ‘밀물’을 믿고 투자할 때”라는 조언이다.

한화운용, K-금융의 영토 확장…美증시에 깃발 꽂는다

실제 그의 이같은 전망은 한화자산운용의 행보만 봐도 알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한국 핵심 제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앞서 지난해 2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한 KDEF는 이달 초 기준 상장 15개월 만에 순자산 2억달러(약 3000억원)를 돌파하며, 월가에서 통상 ‘성공 ETF’ 기준으로 보는 1억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국내에서 만든 ETF가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이는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최 부사장은 “그동안 해외 상품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한화자산운용은 직접 설계한 ‘K-방산’, ‘K-제조’ 스토리를 들고 글로벌 자본의 심장부로 들어갔다”며 “블랙록이나 뱅가드 같은 대형사들이 보지 못하는 정밀한 섹터 해석 능력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부다비 등 글로벌 자금이 ETF를 통해 한국 기업에 투자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독자들에게 긴 호흡의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1990년대 말 인터넷 혁명이 30년을 지배했듯, 지금의 AI와 신냉전 체제는 향후 30년의 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한국 제조업은 그 폭풍의 한복판에서 가장 단단한 닻 역할을 할 것이며 코스피 7000 시대는 우리 모두가 이해당사자가 되어 누려야 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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