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말더듬 증상은?

숨어 있는 말더듬 증상은?

기사승인 2014-05-27 11:50:01
[쿠키 건강] 일반적으로 말을 더듬는 직접적인 증상을 보일 때만 말더듬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한 언어 습관으로 알고 있던 증상들 역시 말더듬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상 대화에서는 괜찮은데 프리젠테이션이나 업무 미팅 시 말을 더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심리적 긴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정 단어를 내뱉기 힘들고, 말문이 막히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몇 가지 말더듬 유형을 통해 자신이 진짜 말더듬인지 아닌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가령 티가 나게 말을 더듬지 않아도 대화 도중 말하려고 했던 단어를 빠트리거나 ‘음…’과 같은 필요 없는 추임새를 과하게 삽입해도 말더듬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눈을 쉴 새 없이 깜빡이고, 막상 말을 하려고 하면 본인 스스로 말문이 턱 하고 막혀버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말더듬은 본인이나 상대방 모두 알아차리기 쉬운 증상이라 생각하는데 막상 본인만 알거나 본인만 모르는 말더듬도 많다”며 “이러한 증상을 잘못된 언어 습관으로 생각해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스트레스로 인해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특정 단어 빠트리기, 쓸 데 없는 추임새, 눈 깜빡임 등은 말더듬 신호

말더듬은 일종의 유창성 장애로 말할 때 속도와 리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학,학,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제,제,제가 그랬습니다.” 등처럼 첫 음절을 반복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런 유형은 상대방은 물론 본인도 문제를 자각할 수 있어 치료 단계로넘어가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다. 하지만 행동으로 나타나거나 말을 늘이는 것 같이 말더듬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유형도 있다.

먼저, 말을 더듬지는 않지만 말하려는 문장을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고 본인도 모르게 특정 단어만 빠트리는 일명 ‘줄임형’이 있다. “나는 부산에 갔습니다”를 말하고 싶지만 ‘부산에’를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문장 속 목적어 역할을 하는 단어가 빠지는 만큼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 대화 도중 필요 없는 추임새를 과도하게 넣는 '삽입형' 말더듬도 있다. 말을 시작할 때 “어…”, “저…”, “음…” 처럼 특정 추임새를 수시로 삽입하는 경우로 본의 아니게 말을 늘이다 보니 소심한 성격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한다.

말할 때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 말을 하기에 앞서 눈을 계속 깜빡이거나 고개를 흔들기도 하고, 입을 다물거나 미간을 찡그리는 등과 같은 행동도 말더듬에 속한다. 대화 중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혀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이른바 ‘막힘형’ 말더듬도 있다.

이 경우 혀가 마비되거나 턱이 당겨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특히 스스로 어려운 단어를 회피하거나 조절해서 말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증상을 알아차리기는 어렵지만 정작 본인은 원하는 말을 하지 못해 답답하고 스트레스도 심하다.

◇보톡스 치료와 음성언어치료로 개선 가능

말더듬이 나타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말을 배우는 시기에 자연스레 나타나는 정상적인 말더듬 증상을 심하게 지적 받은 뒤 말하는 데 공포심이 생겼을 수도 있고, 뇌가 말하는 기능을 조절하지 못해 나타났을 수도 있다. 특히 뇌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말을 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발성과 호흡법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는 이비인후과적인 질환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 원장은 “말더듬 환자들 중 연축성 발성질환이나 근긴장성 발성질환 등 기능적인 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음성기관의 구조적·기능적 문제는 없는지 함께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말더듬은 유창성 검사, 발성검사, 조음검사 등을 통해 발성기관의 현 상태를 꼼꼼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 근육에만 선택적으로 보톡스를 주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음성언어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협진을 통해 올바른 발성법을 훈련하는 치료다. 호흡, 발성, 읽기, 독백, 대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이 되며, 주 1~2회씩 3개월 이상 지속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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