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만에 6·25전쟁 전사자 명비에 오르는 인도인 장교

입력 2018-06-27 17: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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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만에 6·25전쟁 전사자 명비에 오르는 인도인 장교
대구 수성구청이 6·25전쟁 때 순직한 인도인 나야 대령을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비에 올려줄 것을 전쟁기념사업회에 요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니 나야(M. K. Unni Nayar) 대령은 1950년 7월 한국전쟁 발발 초기에 국제연합한국위원단의 인도 대표로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그는 한국에 온지 불과 1개월 후인 1950년 8월 12일 낙동강 전선의 왜관지역 해평전투를 시찰하던 중 영국기자와 함께 지뢰폭발로 순직했다. 39살의 젊은 나이였다.

나야 대령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는 같은 해 12월 범어공원에 건립돼 2003년 9월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됐으며, 수성구청은 1996년 기념비 주변을 새롭게 단장하고 매년 현충일에 참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을 고민하던 수성구청은 안타깝게도 나야 대령이 전쟁기념관의 전사자 명비에서 빠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1994년 개관한 전쟁기념관에서는 6·25전쟁이나 베트남전 등에서 전사한 국군, 경찰관, 유엔군 전사자의 이름을 전사자 명비에 새겨 추모하고 있다.

수성구청은 ‘국제연합한국위원단 보고서 1949~1950년’을 근거로 나야 대령의 전사자 명부 등재를 전쟁기념사업회에 요청했다.

전쟁기념사업회는 1999년 참전국 대사관을 통해 전사자 명단을 조회한 뒤 2000년 유엔군 전사자 명비를 설치했다.

하지만 당시 인도대사관에서 사망자 명단이 없는 것으로 회신하면서 나야 대령으은 지금까지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단에서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나야 대령의 한국 사랑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숨진 나야 대령의 영혼을 위로하고 존경을 표하는데 함께 할 수 있게 돼 올해 호국보훈의 달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한편 수성구청은 지난 2013년 6월 인도의 교육 문화 도시인 푸네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학생 교류단 방문, 상호 문화 교류, 경제협력 등을 통해 나야 대령으로 맺게 된 인연을 아름답게 이어가고 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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