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헬스] 밥 먹고 쏟아지는 졸음…식곤증 아닌 ‘당뇨’ 경고음?

혈당 스파이크, '당뇨·합병증' 위험 높여

기사승인 2021-04-07 04: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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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헬스] 밥 먹고 쏟아지는 졸음…식곤증 아닌 ‘당뇨’ 경고음?
이미지=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식사 후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을 자주 경험한다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혈당 스파이크’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단순 춘곤증, 식곤증으로 여기기 쉬운데, 최근 젊은 당뇨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혈당 스파이크란 흰쌀, 설탕 등 정제된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섭취한 후 체내 혈당수치가 급격히 치솟는 현상이다. 이 현상이 반복되면 혈관 내피세포와 췌장 내 베타세포를 손상시켜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고 증상을 심화시켜 각종 합병증을 일으킨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혈당이 조금 올라간다고 해서 졸음이 심하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혈당 스파이크가 있을 경우 식후 피곤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당뇨 전 단계 상태라면 당뇨로 진행할 확률이 50%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혈당 스파이크가 오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 전 단계란 말 그대로 당뇨병은 아니지만 혈당수치가 정상 기준을 초과한 상태이다. 정상 공복혈당인 100mg/dL를 초과하고 126mg/dL 미만일 때, 식후 혈당이 140mg/dL를 초과하고 180~190mg/dL를 반복하며 200mg/dL 미만일 때를 말한다. 이를 초과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임 교수는 “당뇨 전 단계에서는 관리만 제대로 하면 정상 혈당으로 돌아갈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당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이라며 “문제는 최근 당뇨병 환자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했을 때 30세에 당뇨로 진단되면 60년간 약을 복용해야 한다. 본인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영향을 준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KDA)가 발표한 ‘Diabetes Fact Sheet 2020’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수는 고령층뿐만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수는 24만명으로 추정된다. 당뇨병으로 진행되면 ‘삼다(三多)증상’이 나타난다. 여기에는 ▲소변량이 증가하는 ‘다뇨’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식욕이 증가하는 ‘다식’이 있다.

임 교수는 “식후 혈당이 300~400mg/dL으로 넘어가게 되면 음식이 계속 당기고, 갈증을 느끼고, 배뇨를 자주 하고, 체중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혈당이 높아야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조기검진 등을 통해 자신의 혈당수치에 관심을 갖고 당뇨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번 폭식하면 괜찮겠지’, ‘오늘만 먹고 다이어트하면 되겠지’하는 식습관과 식사 후 가당음료를 마시는 것을 피해야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할 수 있다”며 “또 매끼마다 건강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메뉴를 결정하길 바란다. 힘들지만 되도록 가정식을 먹고, 배달음식을 시킬 때에는 너무 기름진 음식,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피해야 혈당 스파이크, 당뇨병, 비만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피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