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키우려고 ‘불법 스테로이드’ 손대는 사람들 

2021쿠키건강플러스 37회

기사승인 2021-05-06 10: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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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키우려고 ‘불법 스테로이드’ 손대는 사람들

김민희 아나운서 / 건강에 꼭 필요한 이슈들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나요? 

유수인 기자 /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운동 등을 통해 다져진 몸을 촬영하는 ‘바디 프로필’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문제는 운동 효과를 단기간에 극대화하기 위해 온라인 등에서 불법적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을 구매하고, 불법 투약하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의 위험성이 큰 만큼, 어떤 주의가 필요한지 오늘 이 시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일명 ‘몸짱’ 열풍이 불면서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스테로이드의 불법 사용이 퍼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운동선수는 물론 10대 청소년까지 ‘스테로이드’로 지칭되는 근육강화제의 무분별한 사용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어요. 오늘 유수인 기자와 함께 불법 스테로이드의 무분별한 유통과 사용의 문제점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최근 실태부터 살펴볼게요. 유수인 기자, 온라인을 통해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의 판매가 우후죽순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네. 최근 온라인 등에서 불법적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을 구매하는 일이 성행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제품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판매를 유도하는 글이 아니면 사이트 차단 등의 제재가 어려워 스테로이드 복용방법, 복용 후기 등 약물 복용을 조장하는 식의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문제가 되는 약물이 어떤 약물인지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스테로이드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유수인 기자 / 스테로이드는 탄소 원자 17개의 특정 연결고리 구조로 이뤄진 화합물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이 연결고리에 어떤 화학 구조가 붙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집니다. 
스테로이드 중에서 근육과 힘을 키우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있는데, 이게 바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입니다. 한국어로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라고 하고, 근육증강제라고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이 이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인거죠? 운동효과를 단기간에 극대화 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요? 

유수인 기자 / 일반인들 사이에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단백동화(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일명 ‘아나볼릭’이라고도 불리는데요, 황소의 고환에서 추출·합성한 남성스테로이드(테스토스테론)의 한 형태로, 세포 내 단백 합성을 촉진해 세포 조직, 특히 근육의 양을 단기간에 늘리고 강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인지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원래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도핑 약물로도 알려졌었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운동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할 목적으로 선수에게 약물을먹이거나 주사하는 행위를 도핑(Dopping)이라고 하는데요, 이때 투여하는 약물을 도프(Dope)라고 합니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도핑 약물입니다. 경기의 공정성을 저해하기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정하는 1종 금지약물로 지정됐고, 진료와 처방에 따라 엄격히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지만 암암리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스포츠계에만 한정된 줄 알았던 도핑 약물의 사용이 일반인들에게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거네요. 그렇다면 이 스테로이드는 원래 어떤 용도로 쓰이는 것인가요? 

유수인 기자 / 스테로이드 약제는 다양합니다만, 단백 동화 스테로이드로 한정짓는다면 치료 목적의 효능을 인정받고 투약하는 약제는 거의 없습니다. 안창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 따르면, 우선 일반적인 병원 진료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무방하고, “심각한 체중감소, 근육량감소 환자, 특정 종류의 빈혈치료, 특수한 종류의 유방암환자, 유전성 혈관부종(angioedema)”에 투약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인정받는 용법이지만, 이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진 않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단백동화 스테로이드가 아닌, 일반적인 남성호르몬의 경우는 어떤 치료의 용도로 쓰이나요? 

유수인 기자 / 일반적인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약제는 고환의 질환으로 남성호르몬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거나, 뇌하수체 종양 등으로 남성호르몬 조절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 치료 목적으로 투약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말 그대로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환자에게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치료로 투약하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스테로이드 약제의 경우, 특수한 상황에만 사용하는 약물인데도, 약물을 오.남용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스테로이드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런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 걸까요?

 
근육 키우려고 ‘불법 스테로이드’ 손대는 사람들 
이정주 디자이너

유수인 기자 / 경기도 소재 한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20대 A씨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골격과 근육이 커지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남성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여자들은 골격이 커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중간에 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들은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또 주변에 부작용을 겪은 사람들이 없다보니 사용하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주변 트레이너들을 보면 회원들에게 보여지는 것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실제로 지난 2019년 헬스계에 만연한 스테로이드 불법 사용을 폭로하는 ‘약투’ 운동이 온라인에서 시작되며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었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대학가 헬스장에 쓰고 버린 스테로이드 주입용 주사기가 뒹굴고있거나, 트레이너가 일반 회원들에게 몸을 빨리 키울 수 있다며 아나볼릭 사용을 권유한 사례 등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었고요, 또한 유소년 야구단 감독이 근육 성장을 이유로 어린 학생들에게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사건도 밝혀져 충격을 더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청정구역’으로 여겨지던 유소년 선수들에까지 스테로이드의 ‘마수’가 뻗쳤다는 소식,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유수인 기자 / 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 모 야구교실 대표 이모 씨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대학 진학이나 프로야구 입단을 목표로 하는 유소년 야구선수 7명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권유한 것은 물론이고 강제로 투여하거나, 학생들이 직접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주사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씨는 “미국에서 부작용 없는 좋은 약을 가져왔다. 이 주사를 맞으면 좋은 프로팀,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며 유소년 선수들을 꼬드겼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로 입단이나 대학 진학이 최종 목표인 아이들 처지에서는 야구교실 감독이 권하는 스테로이드를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스테로이드제는 진료와 처방에 따라 엄격히 사용해야 하는 약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정상적으로 처방을 받아서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투약하는 것이 아니겠네요? 

유수인 기자 / 의약품인 스테로이드는 약사법에 따라 약국에서만 약국개설자가 판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지만 암암리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인터넷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구매하는 이들 대부분은 병원에선 의사 처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찾는데요, 정식 절차를 거쳐 사는 것에 비해 온라인에서 중고마켓 등을 통해 불법 거래할 경우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점도 불법 유통이 성행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보통 어떤 방법을 통해 불법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유수인 기자 / 업자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직구로 스테로이드를 구한 뒤 온라인을 통해 국내에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일종의 구매대행인 셈입니다. 자신이 사용하고 남은 제품을 되파는 경우도 있었고요 일부이긴 하나 제약사로부터 정상적으로 납품받은 스테로이드를 온라인 판매용으로 몰래 빼돌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약품 도매상 영업 허가를 받고 정상적으로 제품을 공급받은 뒤 해외에서 밀수입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일부 섞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식이었고요, 이들 대부분은 유통 채널로 SNS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수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겠어요. 온라인과 SNS에서 이들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는데 보통은 검색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건가요? 

유수인 기자 /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거래 정보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한 종류인 ‘아나바’를 포함해 몇 가지 검색어를 조합하면 스테로이드 구매를 유도하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바로 뜬다고 합니다. 한 스테로이드 판매업자는 “SNS에서는 쉽고 빠르게 거래가 진행되는 데다 거래 흔적을 지울 수 있어 편리하다”고 밝혔습니다. 고객 모집도 온라인상에서 주로 이뤄지는데, 이를 보고 구매자가 
모바일 메신저로 접촉해 오면 택배나 퀵서비스를 통해 물건을 전달하는 식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스테로이드를 판매하고, 개인 맞춤형 스테로이드 주사 스케줄을 정해주는 일명 ‘아나볼릭 디자이너’ 라는 것도 온라인 상에서 존재한다고요? 

유수인 기자 / 네. 인터넷에는 일명 ‘아나볼릭 디자이너’라 불리는 사람들이 스테로이드주사스케줄을 정해주고 제품 구매를 권장합니다. 온라인과 SNS에서 이들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들 역시 구매를 권장할 뿐 정작 부작용에 대한 주의사항은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에도 단백동화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을 헬스트레이너, 일반인 등에게 불법으로 유통하고 판매한 혐의로 한 헬스트레이너가 구속되었던 사건이 있었다고요. 그건 어떤 사건이었는지 자세한 내용 알려주세요.  
유수인 기자 / 지난 해 11월이었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사법’을 위반해 단백동화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을 헬스트레이너, 일반인 등에게 불법으로 유통‧판매한 혐의로 헬스트레이너 B씨를 구속하고 B씨의 오피스텔에서 발견된 시가 4000만 원 상당, 40여 종의 단백동화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도 전량 압수했습니다. 수사 결과, B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1년 3개월 동안 텔레그램,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단백동화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을 불법으로 판매해 약 4억 6000만 원 상당의 불법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식약처, 경찰 등 수사당국에 적발을 피하고자 텔레그램, 카카오톡 아이디를 수시로 변경하면서, 전문의약품의 바코드를 제거해 판매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수사당국의 단속을 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처방받지 않은 스테로이드 유통이 엄연히 불법이라는 점 반드시 기억하셔야겠는데요, 관련 법 조항에 대해 짚어주신다면요?  

유수인 기자 / 약사법 제44조는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약사법 제50조는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식약처에서는 이런 불법 투약과 유통들을 막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나요 

유수인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제제를 질병 치료가아닌 근육 강화나 운동 효과를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지속적으로 주의를 당부하고 있고요 아울러 지자체와 협조해 지속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떤 방법으로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유수인 기자 / 식약처는 소비자 피해예방을 위해 온라인 등의 불법 유통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법령 위반으로 판단되는 인터넷주소(URL)는 사이트 차단 조치 등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온라인 특성상 손쉽게 판매광고 인터넷주소(URL)를 변경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게 적발된 수가 많다고요?  

유수인 기자 / 네. 작년 식약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적발된 스테로이드 불법판매 적발현황은 2016년 272건, 2017년 344건, 2018년 600건으로 나타났고 2019년의 경우 4957건으로 2016년 대비 18배나 증가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눈에 띄게 늘어난 숫자네요. 이렇게 계속 모니터링을 하며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도 불법판매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유수인 기자 / 제품 등을 직접적으로 광고하지 않는 이상 사이트 차단 등의 제재는 어렵다는 것이 식약처측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특정 제품에 대해 언급하거나 판매를 알선하는 등 어떤 제품에 대한 불법 판매 성격의 게시물이 있으면 사이트 차단 등이 가능하다”면서도 “그런 것 없이 성분만 설명하거나 복용 후기 등을 남기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관련이 있어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불법 판매가 적발될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유수인 기자 / 의약품 불법판매자는 약사법 제44조 또는 제61조 위반으로 벌칙조항 제93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매자는 
별도로 처벌되지 않지만 병원이나 약국이 아닌 곳에서 불법적으로 스테로이드를 구매·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기억하셔야 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불법 유통되는 스테로이드 등은 정상 제품인지 알 수 없고,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 등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을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거죠. 이번에는 이런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를 오·남용하면 생겨나는 부작용,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유수인 기자 /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약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남성 호르몬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창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생성되는 사람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약한다면, 환자 체내에서는 외부에서 투약된 남성 호르몬 때문에 체내에서는 추가로 남성호르몬을 생성할 필요가 없다고 인지하게 되고, 이러한 신호 조절 과정을 거쳐서 고환에서의 남성호르몬 생성과 정자 생성이 저하됩니다. 장기적으로는 고환 위축, 정자 생성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남성에서 여성형 유방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복용한 단백동화 스테로이드가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으로 대사가 되어서 여성호르몬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 간암, 심장병 등의 심각한 부장용도 일부 환자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주로 남성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들에 대해 얘기해주셨는데, 여성이나,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경우 어떤 부작용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날까요. 

유수인 기자 /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과 함께 털이 나거나 목소리가 굵어지는 남성화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특히나 성장기가 채 끝나지 않은 10대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맞을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 장골(長骨·엉덩뼈)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신장이 작아질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사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기약’도 잘못 먹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잖아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의 경우는 이보다 더욱 위험한 경우라고 할 수 있는거죠? 

유수인 기자 / 감기약도 잘못 먹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지만, 이러한 약물의 부작용은 대부분 예측할 수 없고 원래 약의 약리 작용과는 별개의 효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단백 동화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약의 약리 작용에 의해서 나타나는 ‘예측이 되는’ 부작용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기간 고용량의 투약한다면 상당수의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안창호 교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서 잘 알려져 왔고,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투약해선 안 된다는 것이 아주 명확한 약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른 약물에 비해 부작용이 매우 심하므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군요. 그리고 약물 자체의 성분도 위험하지만 불법 유통과정을 통해 약물이 변질되거나 오염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불법 유통제품은 허가사항과 다르게 사용하도록 하거나 비위생적 환경이나 미생물에 오염된 채로 제조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주사제 등으로 투여하면 피부·근육조직 괴사나 심하면 패혈증에 이르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신체적 부작용 뿐 아니라 그 중독성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또한 부작용 중 하나겠죠? 

유수인 기자 / 네. 단백동화스테로이드의 사용은 ‘근육추형’이라 불리는 근육강박증을 가져오는데요, 근육추형은 정신강박의 일종으로, 크고 우람한 근육들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큰 근육 크기에 집착하는 정신질환입니다. 단백동화스테로이드를 한번 사용했을 때 그 자체로는 중독성이 없지만, 근육 유지, 증량에 중독돼 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게다가 이런 부작용이 난다고 해도 불법 유통제품의 경우는 소비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법도 없다고요? 

유수인 기자 / 보통 약물 복용으로 입원, 중증장애, 사망 피해를 당하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의사 처방전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해 피해 보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전문의 처방 없이 불법으로 구매하고 사용한 의약품은 부작용 발생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없는데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는 정상적인 의약품 사용에 따라 피해를 입은 경우에만 치료비 등을 보상하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일차적으로는 불법구매나 불법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겠지만, 만약 이미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 후 부작용이 일어났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주의할 점들에 대해 짚어주세요. 

유수인 기자 / 이런 단백동화스테로이드의 불법 사용으로부터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미 사용 중인 경우 즉시 중단해야 하고, 사용 중 부작용을 경험했다면 즉시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또한, 병원이나 약국이 아닌 곳에서 스테로이드를 구매,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스테로이드 약제는 꼭 필요한 환자에게는 큰 효과를 주는 명약이 될 수 있지만, 불필요한 환자에게 과도하게 투약할 경우 이에 따르는 부작용이 항상 동반되게 된다는 사실, 기억하셔야 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스테로이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근력을 키우려는 욕심에 있는 거겠죠. 하지만 보기에 좋은 몸을 만들려다가 정작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까요 무분별한 약물 사용에 앞서 ‘나는 왜 운동을 하는가’를 좀 더 깊게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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