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산산조각 나고 있다” 

한전진 / 기사승인 : 2021-05-13 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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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태현 기자 /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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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홈플러스 여성 노동자들이 점포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며 집단 삭발을 했다. 이들은 13일 오후 2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폐점 매각 중단과 고용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집단 삭발식을 열었다. 사모펀드인 MBK의 무차별적 매장 매각으로 수십 년간 일해 온 일터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삭발식에는 마트노조 정민정 위원장, 홈플러스지부 주재현 위원장, 임원, 전국 지역본부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9명이다. 이들은 “국내 유통 2위 기업 홈플러스가 투기자본 MBK에 의해 산산조각나고 있다”며 “20년 넘게 일해온 일터인 홈플러스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태어나서 처음 머리를 깎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5년 홈플러스 인수 이후 MBK가 팔아치운 홈플러스 부동산만 무려 3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사모펀드인 MBK는 투자금회수를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무차별적으로 매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은 특히 전국 매출 최상위권 매장인 안산점과 부산가야점 등이 폐점될 위기에 처했을 뿐 아니라 수천명의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MBK가 지난해부터 자행하고 있는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은 부동산개발이익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투기”라며 “MBK는 사모펀드계의 부동산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은 지난해부터 홈플러스 140개 매장 가운데 매출 최상위 매장을 중심으로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전국 매출 최상위권인 안산점과 부산지역 매출 1위 가야점을 필두로 대전둔산점과 홈플러스 1호 매장인 대구점까지 현재 폐점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매장은 4곳이고, 대전탄방점은 지난 2월말 폐점이 끝났다.

사진=박태현 기자 / pth@kukinews.com
노조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벌어들인 매각대금 총 3조5000억원 가운데 지난해 1년 동안 4개 매장(안산점, 둔산점, 탄방점, 대구점) 매각으로 벌어들인 매각대금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참가자들은 삭발식과 기자회견을 마친 후 “홈플러스 폐점매각 중단”과 “MBK의 홈플러스 철수”를 촉구하는 경고장을 MBK측에 전달했다. 

반면 사측은 불확실한 사업환경 속에서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해 현금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유동화를 진행해오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확보와 온라인 비즈니스 강화 등 미래 성장 동력의 경쟁력을 갖추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매각으로 고용이 위협받고 있다는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의 고용보장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수십 차례 강조했다”면서 “자산유동화가 진행 중인 점포는 직원들과 충분한 시간을 두고 면담 등 절차를 진행하며, 영업 종료 후에도 직원들을 인근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실제 지난 2월 자산유동화가 완료된 대전탄방점 직원 전원의 경우 100% 전환 배치 되어 근무 중에 있으며, 이보다 앞선 2018년 부천중동점과 동김해점 폐점 당시에도 해당점포 직원 전원에 대한 고용보장 약속을 지킨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노사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매장 매각 문제로 지난해 시작한 임단협 교섭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지난 10일 홈플러스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이제훈 대표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삭발식에서 노조 측은 “이날부터 MBK와 전면전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투쟁수위를 갈수록 높여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박태현 기자 / pth@kukinews.com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