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흥시 웨이브파크 사업, 기부인가 투자인가 '오락가락'… 특혜 의혹①

박진영 / 기사승인 : 2021-05-18 11: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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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라 쓰고 '투자'라 읽는 웨이브파크, 행정의 개혁인가 꼼수인가
시민들, 공원에서 특정기업이 독점적 수익활동 "특혜 아닌가"
아시아 최초, 세계 최대규모라 하면서 왜 그런지 밝히지 않는 시흥시

시흥시청

[시흥=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유력 대권후보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3일 "한국에서는 땅값이 비싸 기술력이 있어도 기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지사는 전국 최초로 '공공임대 산업단지'를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이 말의 핵심은 '땅'이다. 땅이 있어야 사업을 하든 거주를 하든, 건물이든 공작물이든 지을 수 있다. 땅이 없어, 땅값이 너무 비싸 사업할 엄두도 집을 지을 엄두도 못낸다.

경기도 시흥시가 이런 땅을 공짜로 민간업자에게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그마치 15만8667㎡(4만7997평)의 시민들 땅이다. 엄밀히 말하면 건물을 받고 땅을 사용할 독점권을 줬다. 

그런데 시민들은 받은 건물을 맘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돈을 내야 한다. 그것도 20년간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땅을 뺏긴 기분이다. 토지·건축 등기부동본 상 소유권은 '나'인데, 나는 그 권리를 맘대로 행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상식에 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이재명 지사처럼 '임대'라도 해서 뺏겼다는 생각이나 손해가 아닌 투자라는 생각은 들어야 한다. 임대를 준 것도 아닌데 내 땅, 내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돈을 내야 한다면 누구든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냐?'고 항변할 것이다.

◆ 공원녹지법과 공유재산법 상 공원에서의 독점 영업행위…근거 미약, 특혜 의혹

시흥시에 있는 웨이브파크는 지난해 10월 개장했다. 인공섬인 거북섬에 들어선 아시아 최초, 세계 최대규모라는 인공서핑장이다. 서핑장이 들어선 땅은 시흥시민 소유(공유재산)다. 

이 땅은 원래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서 수변공원을 조성하려 한 곳이다. 하지만 인공서핑장을 조성할 목적으로 경기도, 시흥시, K-water, ㈜웨이브파크가 협약을 맺고 문화공원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대원플러스건설이 사업제안을 하고 경기도가 땅을 소개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후 시흥시와 K-water는 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해 공동 공모를 실시했다(시흥시 공고 제2018-402호). 이때 공공시설용지(문화공원)의 사용조건은 시흥시가, 분양용지 공급가격은 K-water가 각각 정하기로 했다. 

시흥시는 문화공원을 기부자에게 주기로 사용조건을 정했고, K-water는 문화공원 주변 17필지를 공급가액 약 3146억 원으로 정해 대원플러스건설에 분양했다. 대원플러스건설은 ㈜웨이브파크의 모기업이다.

K-water는 이 공모사업의 법적 근거를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39조와 '택지개발촉진법' 제13조의2 등이라고 했다. 시흥시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공유재산법)' 제7조(기부채납)라 했다. 

하지만 현재 시흥시는 어떻게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공원에서 특정인이 독점적으로 영업행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원녹지법'과 '공유재산법' 그 어디에도 건물(시설)을 기부한 자에게 공원에서의 독점적 영업행위를 보장한다는 조항은 찾을 수 없다. 특혜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웨이브파크 전경

◆ 기업 이익 위한다고 시민 재산명세 밝히지 않는 시흥시

웨이브파크 사업은 시흥시 미래전략담당관이 진행했다. 시장 직속기관으로 부시장이나 국장을 통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초 담당관 Y 과장은 자신을 공유재산법 전문가라 소개했다.

Y 과장은 "이 분야는 미개척 분야다. 국내에 전문가도 없고, 법 체계가 없어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책은 모두 참고했다. 지금까지 경기도 감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업무만 7년 정도 하고 있으며 2016년 전국에서 한 명 주는 지방행정의 달인·2002년 신지식 공무원에 선정됐고, 2006년 지방행정혁신경진대회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이 사업의 법적 근거를 묻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못하고 있다. 더불어 이 사업이 기업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관련 정보 공개를 6개월이 넘도록 일절 거부하고 있다. 

Y 과장은 "공무원은 어떤 행위를 할 때 반드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법에 있는 것만 해야 된다면 행정은 필요없다. 법에 없는 것은 공무원은 못하냐"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이 사업을 진행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이 사업과 관련해 지금까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 문제가 있다면 확인해 바로 잡는 것이 행정 아니겠는가. 앞으로 꼼꼼히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시흥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헌영 의원은 "애초에 이 사업은 시흥시민들을 위한 것이지 특정 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시흥시 재산에 관한 것을 민간기업의 이익 보호라는 이유를 달아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노용수 의원은 "도시계획시설은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한 것으로 수익사업으로 쓸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원 역시 도시계획시설로 이에 해당한다"면서 "사업 시작 당시 시의원은 아니었지만, 시의원이 된 후 지금까지 이 사업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10월 웨이브파크 개장식 축사에서 "경기도와 시흥시의 행정개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이뤄냈다"고 했다. 이 지사 말대로 웨이브파크가 행정의 개혁인지 아니면 행정의 달인이 만든 행정의 꼼수인지 앞으로 살펴보겠다.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