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1초 컷’ 노잼 정치 기사… 어렵지 않아요

조현지 / 기사승인 : 2021-05-30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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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 재미없는 기사는 ‘뒤로 가기’ 버튼 1초 컷인 당신. 특히 읽어도 모르는 용어가 가득한 정치 기사는 0.1초 컷이다. ‘알아야 하나’ 싶지만, ‘그냥 모르고 살자’가 되는 정치 기사. 용어를 알면 읽기 쉬워지지 않을까.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정치 기사를 재미있게 읽고 싶은 마음을 간직한 당신을 위해 ‘알아두면 도움 되는 정치 용어’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1분, 아니 30초만 훑어보는 건 어떨까.

◇ 21대 국회는 상임위로 충돌ing

21대 국회 상임위 구성에 반발해 칩거 중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해 6월 20일 충북 속리산 법주사에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상임위 구성 문제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칩거에 들어갔다.” (2020.06.17.)

“야당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면 논의해볼 수 있다.”(2021.04.14.)

21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는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를 놓고 계속해서 충돌 중이다. 특히 입법 수문장격인 법사위원장 자리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법을 더, 잘 만들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세분화한 것이다. 법을 만들 뿐만 아니라 예산안 심사, 장관·국무총리 등 고위공직자의 인사청문회 개최 등 ‘행정부 견제’의 역할도 상임위에서 이뤄진다. 상임위는 2년에 한 번씩 새롭게 구성된다.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문턱을 넘어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법사위는 법안이 헌법이나 법률체계와 충돌하지 않는지(체계·자구심사)를 심사한다. 본회의 표결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때문에 여야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를 이유로 ‘법사위원장 사수’를 주장한다. 반대로 제1야당 국민의힘은 국회 관행(야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맡음), 협치 등을 언급하며 ‘법사위원장 반환’을 요구한다. 

◇ A랑 B랑 자리 바꿔!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으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 된 채이배 의원이2019년 4월 25일 국회 의원사무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감금당한 채 창문으로 취재진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의장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사보임 요청을 받아들였다.”(2019.04.25.)

사보임은 국회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에서 위원을 교체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국회 상임위원의 임기는 2년이지만, 특정한 사유로 위원직을 수행하지 못할 때 각 당의 원내대표가 사보임을 요청할 수 있다. 원내대표가 강제로 위원을 사보임할 수도 있다. 원내대표의 요청을 국회의장이 승인하면 사보임이 확정된다.

가장 유명한 사보임 사태는 2019년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발생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당시 6시간가량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감금됐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강제 사보임 조치에 반발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행동 때문이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제외한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법안을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 오신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하며 4당의 합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 의원을 사보임하고 채 의원을 사개특위 위원으로 교체했다. 오 의원은 동의 없는 사보임 요구에 반발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은 요구를 수용했다.

법안처리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도 발칵 뒤집혔다. 이들은 사개특위 참석을 위해 이동하려는 채 의원을 막아섰다. 사무실을 점거하고 소파도 문 앞을 막는 등 ‘감금 소동’이 벌어졌다. 

◇ 법안, 비행기 태워 보냅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4명의 의원들과 지역 위원장이 2019년 5월 2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여야 4당이 합의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인으로 국회에 전운이 감돌았다.”(2019.04.23.)

패스트트랙은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는 제도다. 통상 법안이 ‘고속버스’ 속도로 논의된다면, 패스트트랙은 ‘비행기’처럼 빠른 법안처리가 가능하다.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이 여야 간 갈등으로 지지부진하게 논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절차별로 처리 기한(상임위 심사 180일, 법사위 심사 90일, 본회의 상정 60일)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최장 330여 일이 소요돼 생각보다 빠르게 안건이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당 기간이 지나면 심사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므로 법안을 기한 없이 묶어둘 수 없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전체 국회의원 과반수(151명 이상) 또는 상임위 전체 위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요청할 수 있다. 

빠른 법안 통과가 꼭 좋은 건 아니다. 충분한 논의와 심사를 거치지 않으면 ‘누더기·날치기’ 법안이 탄생할 우려가 있다. 

국회는 패스트트랙으로 ‘식물·동물 국회’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지난 2019년 4월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및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놓고 강하게 충돌하며 거친 몸싸움이 재현됐다. 

tip. 빠르게 읽는 정치 용어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