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나경원, 마지막까지 ‘앙숙’… 주호영 “보기 불편”

국민의힘 당 대표 마지막 TV 토론회… 이준석·나경원 막말 공방
부동산 전수조사 의견 엇갈려… 홍·조 “권익위” vs 이·나·주 “국회 윤리위” 

기사승인 2021-06-10 0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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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나경원, 마지막까지 ‘앙숙’… 주호영 “보기 불편”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이준석(왼쪽)·나경원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9일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막판 지지 호소에 나섰다. 경선 내내 충돌했던 이준석·나경원 후보는 이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문표·조경태·이준석·주호영·나경원 후보는 9일 KBS에서 열린 마지막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후보들은 각자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대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전당대회를 각각 ▲홍문표 “정권창출의 전당대회” ▲이준석 “보수가 젊어질 마지막 기회” ▲조경태 “정권창출의 출발” ▲주호영 “대통합의 시작” ▲나경원 “대선 승리의 베이스캠프” 등이라고 규정했다. 

토론 시작에 앞서 이날 광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와 관련, 애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 후보는 “광주에서 애석한 비보가 왔다”며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나 후보도 “희생자분들게 애도를 전한다”며 “중상자 분들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후보와 나 후보는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 대표 시절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설화를 입었다”며 “이 후보의 언변이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탐욕심판, 지라시 등의 발언은 당 대표가 되면 아주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막말 프레임’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망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장애인 비하라고 한 부분은 오히려 후배 정치인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이걸 ‘억까(억지로 까기)’라고 한다. 억까를 중단하시는게 네거티브 논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나 후보의 ‘망상 막말’ 발언을 들어 역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나 후보에게 “망상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통용이 어려운, 장애인 비하라고 확신하는가”라고 물었다. 

또 “나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에 했던 발언들은 ‘나경원 리스크’”라며 “망상이 막말이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참 답답하다. 같이 전대를 치르는 상대 후보에 대해 막말 낙인을 찍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나 후보는 “막말이라고 한 것은 지라시, 탐욕심판 등이었고 당 대표 언어의 무게는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지적했다”며 “당대표 자리에 간다면 그런 부분을 고치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는 전당대회 내내 이어진 두 후보의 설전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가 흥행에 많이 기여했다. 수고 많았다”면서도 “사이에 껴서 나 후보와 이 후보의 가시 돋친 설전을 보는게 조금 불편했다. 마치고 나면 빨리 좋은 관계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준석·나경원, 마지막까지 ‘앙숙’… 주호영 “보기 불편”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오른쪽부터), 주호영, 조경태, 이준석, 홍문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속 의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와 관련해선 엇갈린 의견을 냈다. 조경태·홍문표 후보는 국민 권익위원회를 통한 전수조사에 찬성했다. 반면 주호영·이준석·나경원 후보는 국회 윤리위원회 활용을 제안했다. 청와대까지 범위를 넓혀 ‘합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익위 전수조사에 찬성한 조 후보는 “비록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민주당 출신이지만 그 밑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명감을 믿어야 한다”며 “감사원이든 권익위든 투명하게 (조사) 해줄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대로 나 후보는 권익위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나 후보는 “단순히 전 위원장이 민주당 출신인 것뿐만 아니라 그간 권익위의 결정에서 상식적이지 않고 정의에 맞지 않은 절차가 많았다”며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주 후보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통해서 조사를 진행하되 전문성을 가진 외부인사로 특위를 구성하든, 특별 입법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등 고위공직자 전수조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민주당 조상호 전 부대변인의 ‘천안함 수장’ 발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이 후보는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낸 분이 방송에서 천안함을 언급하며 ‘함장이 장병을 수장시켰다’는 표현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예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민주당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을 위하는 정당인가 상당히 의심된다”며 “특히 대통령부터 북한을 챙기고 중국을 많이 챙기는 모습을 보며 국민이 상당히 걱정된다.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와 비정상적인 국가체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는 10일 종료된다. 이번 당 지도부 선출은 선거인단 70%,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이 적용되며 투표 결과는 11일 오전 발표된다.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