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은 영화배급사 쇼박스 인턴을 만나 ‘막내의 사회생활’을 배웠다.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에서 맡은 역할 때문이었다. 그가 연기한 은주는 입사 3개월 차 인턴 직원. 정직원에게만 주어지는 명절선물에 상심하다가도, 정글 같은 직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오감을 긴장시키는 인물이다. 김혜준은 “은주에게 몰입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고 했다. 은주를 연기하고 있으면, 처음 촬영장에 발을 들였던 자신의 신인 시절이 떠오르곤 했다.
“은주에게 부족하고 미숙한 면이 있을지언정, 그 나름대로는 고군분투하고 있을 거라고 봤어요. 그래서 은주가 시야를 열어놓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죠. 막내는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 있어야 한다잖아요. 책상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직장 선배님들의 말과 행동을 캐치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김혜준은 은주의 정신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은주는 직장 상사 동원(김성균)의 집들이에 갔다가 땅 꺼짐 현상 때문에 지하 500m에 고립된다. 다른 사람들이 제 살 길을 찾느라 우왕좌왕할 때, 은주는 직장 선배를 구하려 몸을 날린다.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생존자들은 은주의 이런 행동을 계기로 서로를 돕기 시작한다. 김혜준은 “은주는 아무리 짓밟혀도 살아남았을 인물”이라면서 “뭐든 하고자 하는, 어떻게든 해내려는 은주의 정신력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1년 남짓한 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김혜준은 “선배님들을 보며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했다. 욕심내서 여러 연기를 보여주려 무리하기보단, 우선 좋은 사람이 돼야 인간적이고 따뜻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킹덤’ 시리즈를 함께한 배우 배두나는 특히 많은 배움을 줬다. 김혜준은 “선배님에게서 따뜻함을 많이 느꼈고 그런 모습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돌아봤다. ‘싱크홀’에서 가장 자주 호흡을 맞춘 배우 이광수를 두고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연기 열정 등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혜준의 다음 행선지는 드라마다. 오는 10월 방영하는 JTBC 드라마 ‘구경이’에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대학생 케이를 연기한다. 류승룡(‘킹덤’)·김윤석(영화 ‘미성년’)·장영남(영화 ‘변신’)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합을 맞췄던 김혜준은 이번엔 이영애와 함께 드라마를 이끌 예정이다.
“신인 시절엔 오히려 아무것도 몰라서, (실수를 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어요. 지금은 저도 뭔가를 알잖아요. 그래서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겸손해져요. 힘들어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이 문제가 다른 일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며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했습니다. 연기는 더욱 어려워졌고, 더욱 재밌어졌어요. 연기가 웬만한 에너지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열정이 한층 커졌거든요.”
wild37@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