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태안 솔향기 길

최문갑 / 기사승인 : 2021-10-02 13: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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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 뒤범벅 태안 앞바다 살린 땀-눈물-헌신, ‘솔향기 길’을 더 향기롭게
- 솔향기 길, “날씨도 좋았다 ... 산-바다-하늘 조화 ‘절경’ ”
- 시 ‘솔향기 길’, “솔향기 길 사이로 솔바람 정겹고 갯바람 추억을 만든다 ... ”

신형환 (성숙한사회연구소 이사장, 경영학 박사)

신형환 이사장
오전 7시, 용인 자택을 출발하여 태안반도에 나 있는 ‘솔향기 길’을 아내와 걷기로 하였다. 전주신흥고등학교 동창 김영호 원장이 소개하여 시간을 내어 갔다. 먼저 전화로 알아보고 인터넷 블로그 등을 검색하여 어떻게 걸을 것인가를 사전에 준비했다. 만대항 만대수산에 9시 10분 도착하여 만대수산횟집에서 아침식사로 해물칼국수를 먹었다. 꽃게, 바지락, 동죽, 미더덕, 소라, 기타 해물을 듬뿍 넣어 맛이 일품이었다. 바지락 칼국수는 보편화되어서 많이 먹었으나 이곳 해물 칼국수는 각종 해물을 많이 넣어 맛이 독특하였다. 특히 싱싱한 꽃게를 먹기 좋게 손질을 하여 넣어서 맛있게 먹었다.

2007년 12월 7일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조선과 삼성중공업 크레인 바지선이 태안 앞바다에서 충돌하여 유조선에 있던 기름이 유출되어 태안 앞바다가 온통 기름으로 뒤범벅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전국에서 12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의 헌신과 태안 주민들의 땀과 눈물로 기름을 제거하여 이제 많이 복원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기름을 제거하기 위하여 위험한 절벽이 있는 바닷가에 접근하기 위하여 임시로 조그만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만대항 선착장에서 꾸지포 해수욕장까지 1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만들기 위하여 차윤선 선생은 곡괭이, 삽, 톱을 가지고 바닷가와 산을 누비며 헌신적으로 오솔길을 닦았다고 한다. 고향의 산과 바다, 해변과 나무들을 너무 좋아하여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산과 해변을 누비고 다녔다고 한다. 

이곳 솔향기 길은 산책로가 오솔길 같으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가기 때문에 정말 추천하고 싶은 코스이다. 중간에 쉼터를 만들어 놓았으며 물 맛 좋은 약수터도 3곳이나 있다. 끝이 없이 계속되는 소나무 숲, 넓은 바다, 확 트인 시야, '장안여'라고 불리는 곳에 있는 등대, 군인이 만든 작전용 참호와 녹 슬은 철조망, 엄나무와 트림나무 군락지, 이름 모를 희귀식물 등이 어우러져 정말 걷기에 좋은 오솔길이다.

태안반도에 나 있는 ‘솔향기 길’. 산-바다-하늘이 조화를 이뤄 절경이다. 사진=태안군.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만대항 선착장 부근에 있는 출발점에서 ‘솔향기 길’ 1코스를 택하여 걸어가면서 잘 왔다고 생각하였다. 날씨도 좋고 산과 바다와 하늘이 조화를 이루어 절경을 이루었다. 높이 20미터 전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면서 소나무 사이를 걸으며 확 트인 바다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바닷물이 빠진 썰물 시간이 되어 해변을 걸으며 서해 바다를 즐길 수 있었다. 휴대폰으로 절경을 사진 찍으며 솔향기 길을 소개한 친구 김영호 원장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소나무 잎사귀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걸을 때마다 푹신함이 맛과 멋을 더하여 주었다. 완만한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부안이야기가 주최한 ‘변산의 나무와 숲’에 대하여 전북대학교 박종민 교수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박 교수가 소나무 예찬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그 당시에 들었던 소나무 이야기가 많이 생각났다. 소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나무로 한국인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솔향기 길 좌우로 펼쳐지는 멋진 모습과 광경이 너무 너무 좋아 다음에 다시 오려고 하였다. 아내와 단 둘이 와서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걸을 수 있었으며 무리하지 않아 좋았다.

태안 유류피해극복기념관. 기름으로 뒤범벅이 된 태안 앞바다를 살린 땀과 눈물, 헌신은 ‘솔향기 길’ 을 더 향기로운 ‘오솔길’로 만들었다.

김영호 원장이 나이가 들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하여 높은 산에 오르기보다는 올레 길, 둘레 길, 마실 길, 오솔길 등을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권면하여 주었다. 친구 김영호 부부는 정말 멋있게 살고 있다. 그들은 2주일에 한 번씩 1박 2일로 전국에 있는 유명한 둘레길, 마실 길, 오솔길, 올레길을 걸으며 부부의 정을 돈독히 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병원을 소박하게 경영하면서 기타와 대금을 연주하며 음악을 즐기고 있다. 환자들에게도 친절하고 성실하게 대하여 보기에 정말 좋다. 2010년 10월 27일 임효상 시인이 쓴 ‘솔향기 길’이라는 시를 소개한다. 

솔향기 길 (임효상)

가을 빛 짙게 물든 날
숨 몰아쉬며
만대 길을 찾는다.
그리도 멀다던
천년을 숨어
자태를 감추었던
만대 <솔향기 길> 사이로
솔바람 정겹고
갯바람 추억을 만든다.
하늘 가려 울창한 곰솔나무
낮 설은 이 맞이하는 파도소리
굽이돌아 절경이라 흐르는
꾸지봉보다 더 진한
감동의 빛깔이여 

오늘
가슴어린 추억과
그리운 정들
소용돌이치는 만대항에서
배낭 속에 담아온 그리움
다 쏟아놓고
하늘, 바다, 빛 고운 날
수억동 마을 꿈이 있는
만대, 솔향기 길을 걷는다. 

솔향기 길을 걸으면서 친구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 다음 기회에는 몇 가정이 함께 걷는 시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르락내리락 거듭하며 약 3시간을 걸어 '씨엔블루' 펜션에 도착하여 만대수산에 픽업 서비스를 부탁하기 위하여 전화를 하였더니 10분이 되지 않아 젊은 사장님이 도착하여 봉고로 식당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아침에 우리가 도착하였을 때 없었던 차가 많이 있어서 솔향기길을 찾는 사람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럭 매운탕을 시켜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식사를 하면서 만대수산 횟집 사장님에게 솔향기 길로 사업이 잘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니 부인하지 않고 밝게 웃었다. 

국내 최대 기름 유출 사고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하여 만들었던 길을 차윤천 선생이 계속하여 유지 보수하여 오늘의 솔향기 길이 되었다고 한다. 지도자 한 사람의 노력과 희생으로 만대항 주변에서 식당을 하는 분들이 잘 살게 되었다고 한다. 태안군청에서 여러 가지 편의시설과 안전시설을 보완하여 솔향기 길이 걷기에 편리하다고 말했다. 위락 시설은 없으나 어촌계를 중심으로 6월부터 9월까지 각종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고 자랑을 하였다. 바지락 캐기, 맨손으로 고기 잡기, 염전에서 소금 만들기, 낙지잡기와 소라 캐기 등의 체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부부 또는 가족이 함께 걸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