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얘기 목말라” 바이오의약 멘토 마주한 청년들 [가봤더니]

‘GBC 2023’서 ‘바이오의약품, 내일을 부탁해’ 멘토링 프로그램 진행
직간접 산업 경험 쌓길 바라는 청년들…“현직자 소통 기회 많았으면”
바이오의약품협회 “청년들 만족도 커…기업 방문·만남 자리 확대할 것”

기사승인 2023-09-03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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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얘기 목말라” 바이오의약 멘토 마주한 청년들 [가봤더니]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2023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 일정 중 ‘바이오의약품, 내일을 부탁해’라는 주제의 포럼이 열렸다.   사진=신대현 기자

“학회에 참가해서 공부하고 현직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업계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은데 참가비만 50만원이래요. 돈 없고 지방에서 학교 다니는 대학생들은 어디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풀 수 있을까요.” 소지원 제약생명공학 전공 3학년

“대학생들도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는데 업계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현직자들을 만나 동기 부여가 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정민서 제약생명공학 전공 4학년

미래 바이오의약산업을 이끌 40명의 청년이 저마다의 꿈과 고민을 갖고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2023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Global Bio Conference 2023, GBC 2023)’에 모였다. 이날 ‘바이오의약품, 내일을 부탁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청년들은 바이오산업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포럼은 바이오의약산업에 취업하길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정부기관과 현업 관계자들이 소통을 갖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식약처를 비롯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SK바이오사이언스, 한국 로슈가 멘토로 참가했다. 비치된 테이블마다 청년(멘티)들과 멘토 1명이 자리했다.

각 멘토들은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기 전 발표를 통해 자신이 속한 기관의 역할과 업무 등을 소개했다. 청년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최다희 SK바이오사이언스 QC실(품질관리실) 매니저는 “QC실은 단순히 분석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과 작업을 통해 의약품을 관리하는 부서”라며 “품질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부적합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는 업무를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로 여기고 보람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컨퍼런스 등을 통해 많은 분이 바이오 업계에 관심을 두고 저와 같은 보람을 느낄 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발표가 이어진 뒤 청년들은 1시간여 동안 취업 후기나 업무 내용을 비롯한 궁금한 점들을 멘토에게 물었다. 한국 로슈와 SK바이오사이언스 테이블에 둘러앉은 청년들은 △회사가 요구하는 경력과 우대사항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진학과 취업 사이의 고민 △약사 등 전문면허를 보유했을 때 유리한 점 등을 질문했다. 업무 수행에 있어 어떤 역량이 중요한지 묻는 질의에 최 매니저는 △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책임감과 끈기 △의약품 안전성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 등을 강조했다.

“업계 얘기 목말라” 바이오의약 멘토 마주한 청년들 [가봤더니]
1일 ‘바이오의약품, 내일을 부탁해’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최다희 SK바이오사이언스 QC실 매니저 발표에 참석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진=신대현 기자


현실적인 조언도 잇따랐다. 전종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연구원은 연구자의 장점과 고충을 얘기하며 “연구자를 희망한다면 자신이 몇 십년간 연구만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면서 “잘하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 될 수 있게 노력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포럼 종료 후 제약생명공학을 전공 중인 대학교 3학년 소지원 씨는 “현직자로부터 직접 의약품이 어떻게 개발되고 업계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다”며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업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환상이 깨졌다. 동시에 진로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전했다. 

같은 전공을 공부한 대학교 4학년 장민서 씨는 취업을 앞두고 찾은 이날 자리를 통해 업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장 씨는 “GBC 2023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정보를 접하고 좋은 강의를 들었다”며 “원래 관심사는 품질관리 분야였는데 생명공학연구원 멘토의 이야기를 들으며 빅데이터 분야도 좋은 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취업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현직자들을 만나 더 열정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며 “대학생들은 업계 이야기에 목말라 있다. 전국에서 참여할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업계 얘기 목말라” 바이오의약 멘토 마주한 청년들 [가봤더니]
1일 ‘바이오의약품, 내일을 부탁해’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한 청년이 멘토의 이야기를 노트북에 받아 적고 있다.   사진=신대현 기자


GBC 2023을 주관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바이오의약산업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이 꿈을 더 키울 수 있도록 기업 방문이나 현직자들과의 만남 자리 등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최정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정책팀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매년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가 열릴 때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멘티들의 만족도가 크다”며 “이런 자리가 학생들의 취업이나 진로에 도움이 된다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