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사퇴] 민주당 “꼬리 자르기 책임 회피”

[김석기 사퇴] 민주당 “꼬리 자르기 책임 회피”

기사승인 2009-02-10 01:09:01
"
[쿠키 정치] 민주당은 9일 ‘용산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은폐·왜곡 수사’로 규정했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용산 사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꼬리 자르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 내정자 사퇴 방침을 어려운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소속 의원 81명 전원이 서명한 ‘이명박 정부의 용산 철거민 폭력살상진압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세균 대표는 “검찰 수사를 요약한다면 ‘철거민들의 자살 사건’이라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이 단호한 의지로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에 나서자”고 독려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국민이 생각하고 인정하는 것조차 무시하는 게 우리 법치의 위상과 주소”라며 “검찰 수사 결과는 천박한 법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도 채택했다. 우윤근, 이춘석, 김종률 의원은 대검을 항의 방문했고, 10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11일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따지기로 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김석기 꼬리 자르기로 가서는 안 되고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을 규명하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도 검찰 수사에 대해 “국민을 우롱한 축소·편파 수사”라고 민주당에 동조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 방침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정당한 법집행으로서 법적인 책임을 질 사유는 없지만, 인사 사고가 있었던 만큼 본인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로 어려운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나라당은 이런 문제가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당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했을 리라고 본다”며 “사실 규명은 검찰이 하는 것이지 반국가 세력이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용산 참사 유가족들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용산 참사에서 희생된 고(故) 이상림씨의 딸 현선(40)씨는 “경찰이 유족 동의 없이 부검을 해 고인을 두 번 죽였다면 검찰은 이번 수사결과 발표로 고인을 세 번째 죽였다”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고 양회성씨 부인 김영덕(55)씨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사실을 은폐하고 모든 것을 전국철거민연합에게 뒤집어씌운 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또 김 내정자의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진상규명이 있을 때까지 보상 논의와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키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우성규 권지혜 기자
bhson@kmib.co.kr

▶화왕산 억새태우기 하다 관람객 4명 사망·2명 실종

▶히로스에 료코 '속옷 비치는 드레스' 팬 관심 폭발
▶[르포] 얼어붙은 남대문 의류시장… "땡처리도 못해요"

▶[단독 영상] 中 CCTV 신축사옥 화재

▶檢"경찰 책임없다"…김석기 경찰청장 자진사퇴할듯

노용택 기자
bhson@kmib.co.kr
노용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