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21일 “당장 의원총회를 소집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반대 당론을 정하자”는 성명을 발표하자 민주당 고위 인사가 한 말이다. 당내 대표적 FTA 반대론자인 천 의원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22일 FTA 동의안을 표결처리키로 하자 성명을 냈다.
그러나 천 의원은 지난 18일 ‘FTA 전도사’로 불린 홍영표 인천 부평을 후보의 당선을 위해 골목 골목을 누볐다. 홍 후보는 참여정부가 끝날 때까지 2년 가까이 FTA의 당위성을 설파해온 재경부 FTA 국내대책본부장 출신이다.
요즘 민주당에서는 천 의원처럼 FTA를 극구 반대해온 인사들이 홍 후보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웃지 못할 풍경들이 벌어지고 있다. ‘거물급 유세단’으로 부평을에 뛰어든 김근태 상임고문이 대표적이다. 김 고문은 FTA 체결에 반대해 단식농성까지 벌이는 등 2007년 당시 열린우리당내 FTA반대파의 선봉에 섰었다. 정세균 대표의 핵심 측근인 한 재선 의원도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박진 외통위원장이 FTA처리를 강행처리하려 하자 “매국노”라고 비난한 바 있다.
민주당내에서는 이런 상황 때문에 “자가당착이 따로 없다”는 푸념이 자주 들린다. 선거지원을 망설이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특히 홍 후보의 승리를 위해선 민주노총의 표와 민주노동당 등의 지지가 요긴한 상황인데, 두 곳 모두 FTA를 극렬반대해온 단체들이라 수차례 물밑 접촉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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