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 성숙한 시민의식 발휘하는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서거] 성숙한 시민의식 발휘하는 봉하마을

기사승인 2009-05-25 22:12:01
"
[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설치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서울 대한문 앞 분향소는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정치권 인사들의 분향소 출입을 막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흥분한 지지자도 있었지만 대다수 일반 시민들은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노 전 대통령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봉하마을로 모인 자원봉사자=노란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진영농협 고향주부모임(고주모) 50명과 진영읍 부녀회 50명, 대한적십자사 김해지부 100명 등 총 200명은 조문객을 상대로 국밥을 나눠줬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박모(44·여)씨는 "조문객들이 국밥을 먹은 후 '잘 먹었다'고 말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국밥을 말았다. 이들은 쉴새없이 국 그릇을 닦고, 무와 김치를 썰어 조문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수박 한 조각씩을 나눠주며 안내까지 도맡았다. 일부 조문객들은 자원봉사자의 고무장갑을 빼앗아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김해시와 창녕군에서 온 자원봉사자 100여명은 빈소 앞에서 국화와 리본을 나눠줬다. 땀을 뻘뻘 흘리며 국화를 나눠주던 김진화(45·여)씨는 "너무 더워 쉬고 싶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대한문 분향소에서도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일손을 도왔다. 이들은 오래 기다리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여주려고 애썼다. 조문행렬이 흐트러지면 "통로 막지 마세요" "출구는 반대편입니다"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이들은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조문하러 온 시민들에게 국화와 검은 리본을 나눠줬다.

◇차분하고 질서정연한 조문객들=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기 위해 봉하마을과 대한문을 찾은 많은 시민들은 차분하고 질서 있는 모습으로 조문에 임했다. 봉하마을 빈소 앞에서 조문객들은 10명씩 줄을 맞춘 채 차례차례 조문에 임했다.

기다리는 줄이 길어져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왜 이리 오래 걸리냐"는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오후 한때 장대비가 쏟아진 24일에도 조문객들은 동요하지 않은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차례를 기다렸다.

쓰레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문객들은 곳곳에 설치된 노란색 봉투에 쓰레기를 버렸다. 쓰레기가 가득찬 봉투는 조문객들이 직접 빈소 한쪽 구석으로 가져갔다. 최정우(33)씨는 "일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며 "눈에 보이기에 가져다 버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내려온 홍정호(48)씨는 "여당 정치인들이 왔을 때 다소 소란스러웠지만 마지막 가는 길을 시끄럽게 해서 되겠느냐"며 "얼굴 찌푸릴 일 없도록 조문객 모두가 질서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국현 기자, 김아진 기자
jojo@kmib.co.kr

▶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
조국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