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격한 언행을 자제하며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등 차츰 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노사모는 빈소가 마련된 후 매일 정치인의 조문을 봉쇄하고 보수 언론사 기자의 빈소 출입을 막아 빈축을 샀다. 심지어 조문객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노사모에 대한 여론은 나빠졌다. 상당수 조문객들은 "일부 노사모 회원의 행동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내부에서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떠나면서 강조한 화합의 정신을 노사모가 몸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노사모 회원은 "배타적인 모습을 버려야 노 전 대통령이 마음 편하게 떠날 수 있다는 내부의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끝내 울분을 삭히지 못한 회원들과 밤새 토론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경기 여주에서 온 김남수(60)씨는 "여당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가 크지만 화합하고 용서하라는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모는 25일부터 궂은 일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캐리커처가 들어간 노란색 배지를 가슴에 단 회원들은 26일 밤늦게까지 더러워진 공중 화장실 다섯 곳을 수시로 청소하고 쓰레기장에서 분리 수거를 도왔다. 최준규(72)씨는 "엄청나게 많은 시민들이 빈소를 찾는 것을 보고 우리만의 장례식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국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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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