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23일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로텐더홀) 점거 농성에 돌입함에 따라 여야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을 막겠다는 방침이어서 26일 이후 본회의가 열리면 격한 몸싸움이 예상된다.
당내 강경파인 '국민모임'과 '다시 민주주의' 소속 의원 18명은 의원총회가 열리던 시각인 오후 3시30분쯤 기습적으로 중앙홀을 점거했다. 이들은 점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단독 국회는 신독재시대의 개막이자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민주 수호와 단독개회 저지를 위해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농성의 1차적 목표는 본회의 저지로 '다시 민주주의' 소속 강기정 의원은 "쇠사슬로 묶든, 뭘 하든 여야 합의 없는 단독 국회 자체가 못열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성에는 3선의 이종걸 의원과 재선의 강기정 강창일 문학진 백원우 최재성 조정식 주승용 의원, 초선인 김희철 최영희 장세환 최문순 김상희 김영록 김재균 안규백 이춘석 홍영표 의원이 참여했다.
지도부는 여야 간 협상이 진행 중임을 감안해 "당 차원의 점거는 아니고 일부 의원들의 개별 행동"이라고 밝혔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지도부 역시 농성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대 쟁점인 미디어법은 지난 4월 임시국회 때 국회의장에 의해 이미 심사기일이 지정된 상태여서 본회의만 열리만 언제든 직권상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한나라당이 우이독경이어서 참으로 어려운 긴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전투모드로 전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우윤근 수석부대표는 "임시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25일까지는 비상체제"라며 의원들에게 비상대기조 편성표를 배포했다. 앞서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여당의 쟁점법 기습처리 상황에 대비한 구체적 전술이 논의됐다.
민주당의 강공 드라이브는 현실적으로 한나라당과의 협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내대표단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쟁점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여당의 의지가 워낙 강해 협상이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가 쟁점법 철회 등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파국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현재로선 의원직 총사퇴와 장외투쟁이라는 최악의 국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엄기영 기자
bhson@kmib.co.kr
▶뭔데 그래◀ 검찰의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