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로운 국면이 조성됐다”

북 “새로운 국면이 조성됐다”

기사승인 2009-08-24 16:51:00
[쿠키 정치]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4일 전병헌 당 전략기획위원장과 강기정 대표비서실장을 통해 지난 22일 북측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나눈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김 비서는
“미국 새 정부에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오바마 정권이 조지 W 부시 정권과는 달라야 하는데 정책은 있는데 행동이 없어 유감”이라며 섭섭해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김 비서는 이어 정 대표가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말하자, “말씀하신대로 새로운 국면이 조성됐다. 그래서 국방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나 현안을 풀어줬고 분위기도 호전시켰다”고 말했다.

김 비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북측 아태평화위간 5개 합의사항 이행과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에 따라 실천될 것이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그동안 중단됐으나 북·남이 과거의 약속(6·15, 10·4선언)을 갖고 나서면 걸릴 게 없다”고 말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아울러 김 비서는 대화 도중 “국방위원장이 특사 명칭을 직접 달아줘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회동이) 실현됐으면 좋겠다”면서 청와대 회동과 적극적 특사 활동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비서는 연안호 문제에 대해서도 “안전상 절차에 따라 시일이 걸릴 뿐”이라며 곧 석방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비서는 정 대표가 평양 방문 의사가 있다고 말하자 “꼭 오라. 기다리겠다”고 초청의사를 밝혔다.

서울 체류 기간 김 비서를 여러 차례 만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도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현재 북·미 관계가 좋아지고 있는데다, 일본에서도 곧 진보 성향의 민주당 정권이 정권을 잡으면 북·일 관계 역시 진전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남한과의 관계도 미리 개선해 놓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북한이 현재 큰 변화의 흐름을 탄 한반도 주변의 국제 정세를 염두에 두고, 이 절묘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은 “북측이 남한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건 분명하지만, 김기남 비서가 ‘석자 얼음이 하루 아침에 녹을 수 없다’고 언급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점프하는 식으로 일이 풀리지는 않을 것이고 밑에서부터 하나 하나 풀려나가야 그쪽 표현대로 ‘수뇌 회담’(정상회담)도 가능해질 것이란 얘기”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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