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표체제 가동… 시험대 올랐다

정몽준 대표체제 가동… 시험대 올랐다

기사승인 2009-09-06 17:15:00
[쿠키 정치] 박희태 대표가 이르면 7일 대표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정몽준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입당 1년 9개월만에 집권당 대표가 되는 행운을 잡은 정 최고위원은 당내 입지를 넓힐 기회를 얻은 동시에, 자신의 정치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정 최고위원은 자체 계파가 없는 게 대표직 수행에 단점이자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와 가깝다는 의원들은 한 자릿수 이내이고, 계파라기보다 친분 관계가 조금 더 돈독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표직 수행에 동력이 되거나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세력이 없어 계파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추진할 때에는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친이, 친박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이전 대표들에 비해 견제가 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를 잘 가져가야 할 점도 과제다. 정 최고위원측은 이 점에 관한 한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그의 핵심 측근은 6일 “이 대통령과는 실용주의라는 지향점이 같고, 또 같은 현대 그룹 출신이어서 묘한 공감대 같은 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때 두 분이 비행기 옆자리에 앉고, 차량에도 동승한 것도 서로 통하는 게 있어서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와도 관계가 좋은 편이다. 대선 이후 당의 대세가 친이쪽으로 기운 상황에서도 중립지대에 남은 것 자체가 박 전 대표에게 힘이 됐다. 또 둘이 장충초등학교 동기인데다, 십년 전쯤에는 테니스도 함께 즐긴 인연이 있어 유대감이 남다르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둘의 이런 관계는 정 최고위원의 세(勢)가 약한 상태로 머물러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가 대선 주자로서 입지가 강화되면 친박쪽에서 견제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최고위원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국제감각이 뛰어나고 합리적 면모가 있는 반면, 재벌 이미지가 강하고 지난 대선때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합의 파기 과정에서 나타난 판단력및 신의 문제에서 벗어나야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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