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축제인 서울 코믹월드에서 벽돌난동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인터넷에서 벌어진 말다툼이 살해 시도로 이어진 이번 사건에 네티즌들은 경악했다.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블로그 운영자 A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116회 서울 코믹월드에 참가했다 벽돌 공격을 당할 뻔한 정황을 기록한 경험담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마니아인 A씨는 당시 상황을 목격한 다른 마니아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자 지난 2일 블로그에 경험담을 적어 네티즌들에게 알렸다.
A씨가 주장한 상황은 이렇다. A씨와 다른 애니메이션 마니아인 B씨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SNS인 카카오스토리에서 사소한 말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말다툼은 서로를 향한 도발로 이어졌고 B씨는 과격하게 돌변했다. B씨는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가능하면 나와 마주하지 마라. 너를 만나자마자 죽이려고 달려들 거다. 너를 (흉기로) 찌르는 게 빠를지 네가 사과하는 게 빠를지 두고 보자. 그런 녀석(A씨)이 죽으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다”라고 협박했다.
A씨와 B씨의 말다툼은 인터넷 공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허위 협박 수준에 머무르지 않았다.
B씨는 서울 코믹월드 개막 전날인 지난달 24일 카카오스토리에 “사람을 죽인다. 내가 하려는 일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아이(A씨)의 행패에 비하면 너무 적게 돌려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코(서울 코믹월드)에서 나를 피해 다녀라. 나를 막는 것도 괜찮지만 방해하는 당신도 죽이고 싶을 수 있으니 현명하게 판단하라”며 협박의 수위를 높였다.
B씨는 개막일인 같은 달 25일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살해 위협을 느낀 A씨는 다른 마니아들에게 연락처를 수소문한 뒤 B씨에게 전화를 걸어 화해를 시도했다. “정말 나를 죽일 생각이냐”는 A씨의 질문에 B씨는 “죽이겠다”고 고함을 질렀고 이에 놀란 A씨는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
사건은 다음 날인 26일에 벌어졌다. A씨는 행사장에서 자신을 찾아 배회하는 B씨를 발견했다. A씨는 “B씨가 벽돌을 담은 가방에 손을 넣고 다니다 나를 발견하자 벽돌을 꺼내 달려들어 휘둘렀다”며 “B씨의 두 손을 붙잡고 저지하자 행사 스태프와 다른 마니아들이 도와줬다”고 했다. A씨는 화를 면했지만 B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스태프 한 명이 넘어져 앞니가 부러졌다.
상황은 경찰이 출동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B씨는 경찰관 앞에서도 과격한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B씨는 현장조사를 하는 경찰관이 말을 걸자 “죽이겠다”고 고함을 질렀고 경찰과 행사 주최사는 가족을 부른 뒤 B씨를 현장에서 돌려보냈다.
인터넷에서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이 현실에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자칫 살인사건으로 이어질 뻔했다는 A씨의 경험담에 네티즌들은 공포에 떨었다. A씨의 경험담은 ‘서코 벽돌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벌인 말다툼을 무시하고 화해하지 않으면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르는 세상”이라거나 “살해 의도를 갖고 행사장에 나온 사람이라면 더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행사 주최사인 에스이테크노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B씨의 난동은 다행히 큰 폭행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B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스태프는 현재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B씨의 부모로부터 치료비를 받았고 현재 합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