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스트 댄서 지목전으로 점수 깎은 제작진
“그 때 그 때 붙고 싶은 사람과 붙겠다”는 모니카
젠더 스펙트럼 보여준 라치카·프라우드먼
SNS에서 ‘퀴어 퍼레이드’ ‘인권 포럼’으로 불린 혼성 미션 ‘맨 오브 우먼’은 원래 성별 이분법적·이성애 중심적 관습을 답습한 기획이었다. 성별을 남성과 여성으로 양분한 뒤 두 성별이 어우러지길 바란 제작진의 의도는 그러나 라치카와 프라우드먼에 의해 격파됐다. 라치카는 왁킹·보깅에 강한 커밍아웃 크루와 힐 댄스가 무기인 조권을 불러와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에 맞춰 퀴어 친화적인 무대를 펼쳤다. 가비는 “세상의 모든 별종으로 불리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만든 퍼포먼스”라며 무대에 담은 메시지를 강조했다. 프라우드먼은 또 어떤가. 드래그퀸(사회에서 주어진 성별의 정의에서 벗어나는 겉모습으로 꾸민 퍼포머) 캼을 초대하고 자신들은 드래그킹으로 분해, 남성과 여성으로 이분되지 않는 젠더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사회적 여성성·남성성을 강조하는 대신 성중립적 차림새로 무대에 오른 이들의 결정에 ‘스트릿 인권 포럼’이라는 찬사는 마땅하다. 두 팀 모두 낮은 점수에 눈물을 삼켜야 했지만, 이들의 춤은 영원히 남아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가닿을 것이다.
‘스우파’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단 하나의 우승 크루를 가리기 위해 나머지 일곱 크루를 탈락시킨다. 초반 “저 자체가 전략이지 않나” “뭐가 센 건지 보여주자” “나는 절대 안 져”라며 강한 자기 확신을 자랑했던 댄서들은 거듭된 미션과 늘어나는 탈락 크루에 “우리가 (높은 순위는) 아닌 거 같다” “잘 모르겠다”며 주눅 든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좋아요’와 조회수를 얻기 위해 자신과 타협하지 않았다. YGX 리정은 마지막 대결이 된 맨 오브 우먼 미션에서 “좋아서 추는 춤, 목적 없는 춤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송 초반 대중적이지 못하다고 평가받았던 홀리뱅과 코카N버터, 낮은 조회수 때문에 고생한 라치카 역시 흔들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하고 싶은 걸 하자’며 소신을 지켰다. 이들은 “누군가를 찍어 눌러야 하는 상황”(가비)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그 순간을 살아가는 게 목표”(모니카)를 이뤄내며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다. 이들은 탈락했을지언정 패배하진 않았다. 이제 미션은 방송사의 몫이다. 출연자들이 극도의 불안과 긴장을 느끼며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생존 경쟁이 과연 유효한 오락일까.
wild37@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