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과대학 학생의 90% 이상이 복무기간을 24개월로 줄이면 공중보건의사(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의료정책연구소 연구 용역으로 수행한 의대생 2469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공보의 복무 희망률은 94.7%, 군의관은 92.2%에 달했다. 공보의 복무 희망률은 현행 37~38개월에서 26개월로 단축 시 62.9%, 24개월일 경우 94.7%로 상승했다. 군의관 또한 같은 조건에서 각각 55.1%, 92.2%로 급등했다.
특히 일반의무병 복무를 희망했던 응답자들도,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약 94%가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복무기간 단축이 지원율을 끌어올릴 유일한 해법임이 수치로 입증됐다”며 “단순히 지원율이 올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지금 단축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아무도 지원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의대생들이 느끼는 복무기간에 대한 부담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74.5%가 부담 정도를 10점 만점 중 10점(매우 부담됨)으로 평가했으며 9점까지 포함하면 84%에 달했다.
협의회는 보건복지부가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대응은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정부에 수차례 복무기간 단축과 처우 개선을 요청했으나, 예고된 2025년 지침서 개정안에서도 관련 내용은 제외됐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정부가 공공의료를 진정으로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협의회와 즉각 대책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이대로 개선 없이 방치된다면 더는 후배들에게 공중보건의사를 권할 수 없다”고 짚었다.
지자체들의 책임 회피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 지자체의 85%는 민간의사 채용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으며, 진료 공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공중보건의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의견이다.
이 회장은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존속 여부는 결국 복무기간 단축에 달려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조속한 제도 개선 논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