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천군 조사 결과, 지난 2023년 기준 상수도 보급률은 군부대 33%, 일반주민 69%로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국가 상수도 보급률 99.4%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는 곳의 장병들은 주로 관정을 뚫고 지하수를 이용하거나, 계곡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동절기에는 계곡수가 꽁꽁 얼어붙어 때 아닌 식수난을 겪고 있는가 하면, 여름 가뭄철마다 계곡수가 말라붙으면서 생활수는 물론 식수까지 끊겨 장별들의 사워를 제한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더욱이 장마철에는 흙탕물이 그대로 유입되고 있어 장병들의 식중독 등 전염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지하수는 각종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유입될 위험이 커 장병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유사시 적에 의한 식수원 오염 우려도 크다.
뿐만 아니라 산림청이 매년 재선충항공 방제에 사용하는 약제는 주로 저독성 ‘티아클로프리드’(살충제)로 우기시에는 계곡으로 유입되고 있어 장병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지하수에서 서식하면서 사람이 음용하였을 경우 바이러스성 장염을 유발시켜 각별한 식수 관리가 필요하다.

화천군은 지역 주민과 군장병을 아우르는 민군 통합 상수도 설치 계획을 이미 5년 전인 2020년 환경부로부터 승인받았지만, 막대한 예산 등으로 인해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천군이 추진 중인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은 2032년까지, 총 1014억원을 투입해 통합 취수장과 정수장을 건설하고, 송·배수관로를 설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에 1만7000톤의 안전한 수돗물이 37.5㎞의 관로를 통해 장병 1만5000여명, 주민 3200여명에게 공급될 수 있다.
현재 사업 1단계인 취수지 이전 예산 120억원만이 확보돼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2단계 사업인 통합 정수장 증설과 송수관로 설치 예산 894억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화천군은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총사업비 규모가 화천군 1년 예산의 20%를 넘을 정도로 큰 사업이어서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국방부가 사업비 일부라도 분담해 조속히 민군 통합 상수도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장병 모두가 각 가정에서 누구보다 귀하게 자라온 금쪽같은 자식"이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복무 중인 군인들에게 깨끗한 물조차 주지 못한다면, 누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려 하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수천여 세대의 군인 아파트 건립도 예정돼 있는 만큼, 민군 통합 상수도 설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