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주 남은 국힘…감정 ‘잔불정리’ 어쩌나 [21대 대선]

대선 3주 남은 국힘…감정 ‘잔불정리’ 어쩌나 [21대 대선]

김문수, 최종후보 결정에도 의원총회 30명 불참
조기 대선으로 갈등 회복 시간 부족…韓·韓 선대위원장 고사
박상병 “감정 쉽게 가라앉지 않아…·김문수·친윤·친한 삼파전 가능성↑”

기사승인 2025-05-13 06:05:03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격 박탈에 반발한 김문수 후보가 10일 오후 법원에 출석해 ‘대선 후보 취소’ 가처분 심문에 참석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곽경근 대기자

국민의힘과 김문수 대선 후보가 ‘후보 교체 파동’을 정리하고 유세일정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직 감정의 골이 남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3주 남은 대선기간 동안 ‘잔불 정리’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12일) 통합의 메시지를 내고, 상황 수습에 돌입했다.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통 큰 연대를 위해 서로에 대한 오해를 잠시 내려놓고, 더 높은 목적을 향해 손을 잡아야 한다”며 “힘을 합치면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치에서 배제되거나 상처받고 떠난 세력, 뿌리가 달라도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 있게 인정하는 사람들과 함께 크게 연대하겠다”며 “빠르고 유연하게 보수 개혁과 김 후보 승리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첫 행보에서 나온 통합 메시지는 ‘후보 교체 파동’이 원인이다. 앞서 당 지도부와 김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 문제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김 후보 간 거친 말이 오가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가 저를 끌어내리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 시도는 불법으로 반민주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 전당대회 직후 선대위로 힘을 모았다면 지지율이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의 의총 방문을 환영하지만, 내용은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더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당 지도부와 김 후보의 격돌 후 지난 11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교체’를 위한 자동응답시스템(ARS)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 김 후보는 직위를 유지하게 됐지만, 감정의 골은 그대로 남았다. 후보 확정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30여명의 현역의원이 불참했고, 권 전 비대위원장은 사퇴를 선언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방문해 단일화 관련 잡음에 사과했다. 곽경근 대기자

한 전 총리는 ‘단일화’에 실패하자 김 후보의 선대위원장 제안을 고사했다. 한 전 총리 측은 선거 승리를 위해 경험을 해본 사람이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찬탄파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친윤계 퇴진’과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 등을 내걸었다. 

선거 과정에서 당과 후보의 갈등은 충분히 완화될 수 있지만, 조기 대선은 60일만에 치러져 시간이 부족하다. 반면 일반 대선은 1년 전부터 준비에 돌입해 계파·대권 주자 간 갈등을 점진적으로 회복할 시간이 있다.

전문가는 대선일까지 ‘후보 교체 파동’으로 인한 갈등 봉합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대선 이후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와 친윤계, 친한계 간 삼파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이 대선에 돌입했지만 적극 도울지는 의문이다. 소극적인 지원을 하면서 대선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루아침에 감정 정리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통령 후보가 오는 자리에 현역의원이 불참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갈등은 오는 7~8월에 열릴 전당대회에서 제대로 폭발할 것”이라며 “제9회 지방선거 공천권이 달린 만큼 당내 모든 계파가 사활을 건 싸움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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