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검사방법의 ‘취약점’을 노려 성분함량이 조작된 이른바 ‘가짜 원료’가 사용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강식품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가짜 원료가 사용된 제품들이 상당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가짜 원료를 제공하는 원료사가 국내에서 꽤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짜 원료를 국내에서 시험하게 되면 높은 함량으로 성적서가 나오기 때문에 국내 완제품 제조사는 원료를 검사 결과(국내 성적서)를 믿고 원료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가짜 원료가 버젓이 유통되는 배경에는 국내 시험방법의 취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 사용되는 콘드로이친 검출 시험 방식은 ‘카졸 발색법’이다. 문제는 이 검사방법은 당류 물질의 간섭으로 콘드로이친 함량이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실제로 가짜 원료를 유통하는 원료도 이와 같은 취약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해당 원료사가 덱스트린(녹말을 가수분해하여 얻어지는 탄수화물, 전분과 같은 다당류 물질)을 섞어서 콘드로이친 함량이 높게 나오도록 조작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료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효소-분해 HPLC법’으로 검사하는 경우라면 다당류의 간섭이 배제되어 실제 함량이 정확하게 측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높은 원료 공급 점유율을 가진 미국 N社의 원료가 사용된 제품을 시험해본 결과에 따르면, 국내의 시험결과는 콘드로이친 함량이 46%로 측정된 반면 미국에서 검사한 ‘효소 분해-HPLC법’에서는 콘드로이친 함량이 제로(0%)로 나왔다.
건강식품업계에서 가짜 원료가 아닌 실제 정상적인 원료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추가적인 검증을 위해 미국 U社의 원료를 구해 시험한 결과, 국내와 미국에서 검사한 결과가 함량은 약 17% 내외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건강식품업계에서 콘드로이친 가짜 원료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 및 완제품 제조사에서 더욱 신중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과 시간이 더 소요되더라도 ‘효소 분해-HPLC법’을 통한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고 원료사가 주는 성적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직접 원료를 검사하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는 의학전문가도 화학전문가도 아니니 그저 제품의 성분 표를 보고 비교하여 제품을 선택하는데, 조작이 가능한 결과라면 단순히 제품에 표기된 성분 함량 표만을 믿고 구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식품에 들어가는 원료인 만큼 규제개선을 통해 검사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