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8일 (5)
‘팔천피 위한 길’ 가계자금의 머니무브…“시장 추가 유입 여력 충분해”

‘팔천피 위한 길’ 가계자금의 머니무브…“시장 추가 유입 여력 충분해”

승인 2026-05-08 06:04:03 수정 2026-05-08 06:12:09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코스피가 이른바 꿈의 지수로 불리던 칠천피(코스피 지수 7000선)를 넘어서 팔천피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향후 증시 추가 자금 유입이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명확한 머니무브가 기조가 확인되는 점과 잠재 대기 자금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3%(105.49p) 오른 7490.05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7531.88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 상승세의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호조가 꼽힌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흐름에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실적 개선세가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3% 증가한 319억달러를 기록해 3월(328억달러)에 이어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IT, 전력 설비, 건설 인프라 및 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전후방 산업이 실적 개선세를 선보이면서 업종 간 순환매가 확산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와 AI 수요 및 에너지 안보 강화가 맞물리면서 방산, 조선, 원전 건설 등 주요 업종도 상승세를 부추겼다. 안보 수요 및 해외 인프라 재건 수주 기대와 함께 에너지 안보 중요성 증대, 공급망 재편에 따른 대규모 수주 계약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강세장은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유입을 이끌었다.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4월 68조원을 기록한 뒤 이달 4일과 6일 평균 109조원으로 치솟았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도 지난 4월 124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1% 늘었다. 해외 거래대금은 4월 503억달러로 전월 대비 3.8% 감소해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복귀도 관측되는 상황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에도 100조원이 넘는 역사적 수준을 기록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팔천피 시대를 견인할 동력 중 하나로 가계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머니무브 현상 가속화가 거론된다. 그동안 국내 가계자금은 부동산과 예금에 치중된 현상을 보였다. 이에 정부는 사람들이 집·예금보다 주식 등 금융자산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구조 전환을 장기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통상 가계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증시 하단 방어와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된다.

이미 주식시장으로의 명확한 머니무브는 진행되고 있다.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은행 원화예금은 비교적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은 지난 2월 10조7000억원 증가에서 3월 4조4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주식투자 등을 위한 가계자금 유출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특히 가계 예금자산이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식시장 유입 잠재력이 기대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2월 기준 가계 예금은행 원화예금은 14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계 원화예금 자산 수준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투자심리 개선이 동반될 경우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잠재 대기 자금은 상당하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머니무브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투자업계 관측이다. 특히 과거 확인된 머니무브 사례와 달리 더욱 장기화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과 500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이 주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 시장이 DC형과 IRP형 중심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DC형과 IRP형 내 위험자산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2020년 10.1%에 불과하던 원리금 비보장형 비중은 올해 1분기 28.6%로 5년 만에 182.1%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 강세에 원리금 보장형의 운용 수익률이 DB, DC, IRP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비보장형 대비 떨어진다.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한 원인”이라며 “또 과거와 차별화된 정부의 강력한 주식시장 부양 정책도 존재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의무소각, 코스닥 활성화를 포함한 정책들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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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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