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연니버스’에 푹 빠진 전지현 “11년 만 스크린 복귀, 후회될 정도로 좋아” [쿠키인터뷰]

‘연니버스’에 푹 빠진 전지현 “11년 만 스크린 복귀, 후회될 정도로 좋아” [쿠키인터뷰]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인터뷰

승인 2026-05-27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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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쇼박스 제공
전지현. 쇼박스 제공

배우 전지현(45)이 연상호 감독의 ‘연니버스’에 홀딱 빠졌다. 매개는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군체’다. 26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심적으로 힘들지 않고 재미가 있는 현장이었다”며 “감독님께서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감독님께서 다음 작품으로 액션물을 준비하고 계신데 저도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군체’는 정체불명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이야기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이자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전지현은 극중 생명공학과 교수이자 생존자 그룹 리더 권세정 역을 맡았다.

전지현이 ‘군체’를 택한 이유는 여럿이지만 수요가 있는 작품일 것이라는 확신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기회가 닿는 대로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편하게 내려놓고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배우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관객이 보고 싶은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좀비 설정이 흥미로웠다. 기존 좀비가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통제불능 상태였다면 ‘군체’의 좀비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진화하고 하나의 무리로 움직인다”며 “본인의 사유를 AI에게 양도하고 있는 현대 사회를 감독님이 비판적인 시선으로 재치 있게 담아내셨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연상호 감독을 향한 신뢰도 한몫했다. 그 믿음은 이번 작업을 통해 더 커진 모양새였다. 연 감독을 ‘좀버지’(좀비의 아버지)라고 지칭한 전지현은 “연상호 감독님과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 어느 정도 마음을 정했고 읽어 본 뒤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며 “감독님의 작품 세계를 색깔에 빗대어 표현하면 분명 어두운 구석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뵀을 땐 굉장히 유머러스하시고 편안하셨다”고 돌아봤다. 연 감독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서는 “감독님처럼 색깔이 확실한 분은 필요한 부분만 배우에게 요구한다. 그래서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으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는 전언이다. 현시점 영화 현장과 드라마 현장은 과거와 달리 유사해 굳이 둘 중 하나에 집중할 이유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전지현은 “팬데믹 이후 영화산업의 상황이나 제작 여건이 달라졌고 시나리오를 검토할 기회가 현저히 적어졌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리즈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막상 스크린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나니 오랜만에 영화 하는 게 후회스러울 정도로 좋았다”고 전했다.

권세정을 연기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은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몰입과 공감을 위해서다. 전지현은 “관객이 곧 권세정인 것처럼 보이게끔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권세정의 선택을 같이 고민하고 이해하게끔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인간의 본질이 잘 드러나지 않나. 하지만 권세정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본인의 지식으로 상황을 헤쳐 나가려고 매력적이었다. 실제로 중심을 잘 잡아줘서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평이 있더라. 이 부분에서는 성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지현. 쇼박스 제공
전지현. 쇼박스 제공

전지현이 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동료는 구교환이다. 기자간담회, 무대인사 등 공식석상에서도 눈에 띄는 이들의 케미스트리가 작품의 화제성을 견인하고 있다. 전지현은 “대화할 기회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교환 씨가 유쾌하고 사람을 재밌게 해준다. 저도 심각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죽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처음에는 바글바글했는데 의자가 하나씩 없어지고 마지막에는 둘이서 있으니까 불안하고 외로웠다”며 “끝까지 영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버텼고 감독님도 구교환 씨도 끝까지 있어줬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구교환이 그려낸 빌런 서영철에 대한 애정도 동반됐다. 전지현은 “탐나는 역할이었다. 돋보이기도 하고 서사가 가장 많이 깔려 있다”며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구교환 씨가 한다고 했을 때 색다르고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가리는 장면도 많았고 좀비 컨트롤은 어떻게 할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자기 색깔대로 그려낸 것 같다. ‘역시’라고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

‘군체’는 25일 기준 올해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호불호는 존재하지만 작품이 순항 중임은 틀림없다. 이 가운데 전지현의 브랜드파워가 흥행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평을 들은 전지현은 수줍은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면서도 “권세정이 극 후반 피가 묻은 코트를 뒤집어쓰고 있는데 이 코트를 따라 사고 싶다고 하시는 분이 계셨다. 사실 그러려고 한 건 아니지만 관객들 중 한 명이라도 그렇게 느꼈다면 상업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배우에게 그런 게 분명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보고 싶고 기대되는 배우 있지 않나. 저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첨언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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