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4)
“지금 들어가도 될까?”…고액 자산가들도 증시 진입 고민 [탑티어 PB]

“지금 들어가도 될까?”…고액 자산가들도 증시 진입 고민 [탑티어 PB]

신찬호 하나증권 ‘THE W 센터필드’ VIP PB팀장
“일부 차익실현 해야…삼전닉스 주도 지속·변동성 확대 예상”
자산 증식엔 “현금 30% 확보 전략…복리의 힘 중요”
고액 자산가들 ‘기다림과 빠른 실행력’ 남달라

승인 2026-06-03 06:00:03

최근 서울 역삼동 하나증권 ‘THE W 센터필드’에서 만난 신찬호 VIP PB팀장이 최근 시장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임성영 기자.
최근 서울 역삼동 하나증권 ‘THE W 센터필드’에서 만난 신찬호 VIP PB팀장이 최근 시장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임성영 기자.
“지금이라도 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자산가들 가운데서도 국내 증시 상승을 지켜보기만 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 역삼동 하나증권 ‘THE W 센터필드’에서 만난 신찬호 VIP PB팀장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고민 중 하나로 ‘뒤늦은 증시 진입 여부’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낮아 관망하던 분들이 많았는데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진입 시기를 놓쳤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을 매각한 뒤 금융투자를 검토하는 사례도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THE W 센터필드’는 하나증권이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한 고액자산가 전용 자산관리센터다. 하나증권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한 25명의 정예 PB들이 부동산·세무·주식·채권 등 각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 명의 PB가 고객 자산을 전담하는 방식이 아니라 분야별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최근 센터를 찾는 고객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자산을 금융시장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신찬호 팀장은 “부동산 매각을 고민하는 고객이 찾아오면 부동산 전문가와 세무 전문가, 주식 전문가가 함께 상담에 참여한다”면서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와 증시 활황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자산을 금융시장으로 옮기려는 머니무브가 점차 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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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 센터필드’는 하나증권이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한 VVIP 전용 자산관리센터다. 임성영 기자.
“일부 차익실현 해야…삼전·닉스 주도 지속·변동성 확대 예상”

다만 시장이 뜨겁다고 해서 자산가들이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현금 비중을 늘리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팀 내부적으로도 랩어카운트 계좌에서 일부 수익 실현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단을 맞히려는 것이 아니라 분할 매도를 통해 현금 비중을 20~30% 정도 확보해 두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이 더 오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저가 매수할 수 있는 현금을 쥐고 있어야 한다”며 “유가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매크로 환경을 고려하면 지금은 수익을 더 쫓기보다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신 팀장은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ETF에 연계된 파생 수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폭을 확대시키면서 지수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며 “상승장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조정 국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주식 포트폴리오도 철저히 대형주 중심으로 압축할 것을 권했다.
신 팀장은 “현재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의 최후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소부장이나 중소형주는 하락 시 호가가 얇아 원하는 시점에 빠져나오기 어려운 만큼 비중을 줄여두고 있다”고 밝혔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경고를 더했다. 그는 “최근 많이 오른 종목 가운데는 이미 올해를 넘어 2027~2028년 실적 기대치까지 상당 부분 당겨와 주가에 반영된 곳이 적지 않다”며 “바이오 등은 대부분 모멘텀에 의해 움직이고 있고 2차전지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만큼, 여전히 실적 리레이팅이 가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유효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마련된 상담 스튜디오로 내부에 통역기가 마련돼 있다. 임성영 기자.
외국인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마련된 상담 스튜디오로 내부에 통역기가 마련돼 있다. 임성영 기자.

자산 증식 “현금 30% 확보 전략…복리의 힘 중요”

고액 자산가를 꿈꾸는 금융자산 1억원 안팎의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전략으로는 채권이나 대체투자보다 조금은 공격적이지만 ‘주식 60~70%, 현금 30%’의 단순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시장 조정기에 확보한 현금으로 우량 대형주를 저가 매수하며 자산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그는 자산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복리의 힘’을 꼽았다.

신 팀장은 “1억원을 단기간에 5억원, 10억원으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연 20~30% 수준의 수익을 복리로 꾸준히 쌓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자산을 크게 불리는 사람은 시장이나 종목의 상·하단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해 시장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자산가들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신 팀장 역시 어린 시절부터 주식시장에 관심이 많았다. 어머니의 투자 이야기를 들으며 시장에 흥미를 갖게 됐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모의투자를 경험했다. 대학에서는 투자동아리 활동을 하며 기업 분석과 투자 경험을 쌓았다.

그 역시 처음부터 정석 투자자였던 것은 아니다. 신 팀장은 “어릴 때는 차트 분석이나 테마주 투자처럼 특별한 비법을 찾으려고 했다”면서도 “결국 가장 오래 성공하는 투자는 기업의 실적과 멀티플, 유동성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매매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힘줘 말했다.

고액 자산가들 ‘기다림과 빠른 실행력’ 남달라

그가 현장에서 초고액 자산가들을 보며 느낀 부자들의 공통점 역시 화려한 투자 기법이 아니었다. ‘기다림의 미학’과 ‘빠른 실행력’이었다.

신 팀장은 “많은 사람들이 자산가들은 특별한 정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투자 판단이 서면 머뭇거리지 않고 실행하는 결단력이 돋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투자 이후에는 조급해하지 않고 남들과 수익률을 비교하기보다 자신의 계획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간다”며 “결국 자산가와 일반 투자자의 차이는 정보보다 태도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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