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일 기준 38조원으로, 지난해 말(27조3000억원)보다 5개월 만에 10조7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약 40%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이 정점이던 9월 고점(25조6500억원)보다 약 12조원 많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는 제도다. 자기 돈 이외 추가 자금을 활용할 수 있어 주가 상승기에는 수익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그만큼 커진다.
주가 조정받으면 손실 수조원대
정부가 우려하는 것도 이 같은 레버리지 효과다. 예컨대 자기 돈 1000만원에 신용융자 1000만원을 더해 2000만원어치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주가가 5% 하락할 경우, 실제 손실율은 10%로 커진다. 주가가 10% 하락하면 원금 손실률은 20%에 달한다. 시장 조정 폭이 커질수록 손실은 더 빠르게 불어나는 셈이다.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신용거래융자는 38조원 규모다. 단순 계산으로 신용융자와 비슷한 규모의 자기자본이 함께 투자됐다고 가정하면, 주식시장에 투입된 자금은 70조~8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증시가 5% 조정받으면 평가손실액은 3조~4조원, 10% 하락하면 7조~8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추경으로 편성한 고유가 피해지원금 예산(4조8000억원)의 약 1.5배에 달한다.
이런 손실에 따른 자산 감소는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높였음에도 정부가 신용거래융자 증가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최근 ‘국내 증시 신용거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신용거래가 상승기에는 매수 수요를 확대하지만 하락기에는 반대매매를 통해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는 경기순응적 특성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추가 매도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홍지연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최근에는 미수금이 실제 반대매매로 빠르게 전환되며 리스크가 시장에 즉각 반영되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며 “개인 중심의 시장 구조와 제한적인 헤지(위험회피) 수단을 고려할 때, 향후 레버리지 축소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와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투자자의 성과가 일반 투자자보다 좋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에도 주목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22년 발표한 ‘개인투자자 신용융자거래 현황과 특징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신용거래 투자자의 투자성과가 일반 개인투자자를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소액 투자자의 경우 손실 위험이 더 컸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용거래 투자자의 거래 빈도가 일반 투자자의 3배 이상 높고 투기적 성향도 강했다고 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4일 재경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합동으로 개최한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쏠림에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