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체험부터 뷰티 진단까지…외국인들 빠진 ‘K-컬처 놀이터’ [현장+]

아이돌 체험부터 뷰티 진단까지…외국인들 빠진 ‘K-컬처 놀이터’ [현장+]

아이돌 체험부터 두피 진단까지 한 건물에 집결
K-팝이 부르고 K-뷰티가 붙잡은 관광 콘텐츠

승인 2026-06-26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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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에스파‘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심하연 기자
그룹 ‘에스파‘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심하연 기자
“관심 있는 한국 문화는 전부 여기서 즐길 수 있네요. 꼭 놀이터 같아요.”

25일 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히나(29·여)씨는 이같이 말했다. K-팝과 K-뷰티를 좋아해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이날 건물 곳곳을 둘러보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개최한 ‘2026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이 24일 개막한 가운데 현장에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하이커 그라운드는 K-뷰티 체험 공간과 K-컬처 체험 공간이 한 건물 안에 조성돼 있어 관광객들이 한국 문화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었다.


한 외국인 관광객이 하이커그라운드 4층에 마련된 한 부스에서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고 있다. 심하연 기자
한 외국인 관광객이 하이커그라운드 4층에 마련된 한 부스에서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고 있다. 심하연 기자
4층에 마련된 코리아뷰티페스티벌 체험존은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로 붐볐다. 방문객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두피 상태를 진단받거나 퍼스널 컬러 분석을 체험했고, 아이돌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 상담을 받으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 있었다.

일부 부스 앞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대기했고, 참가자들은 진단 결과를 사진으로 남기거나 상담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에서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도 진행됐다.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은 화장품 체험 중심의 행사에서 나아가 두피 진단과 피부 상담, 퍼스널 컬러 진단, 웰니스 프로그램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장에서는 관련 부스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메이크업·헤어·의료·웰니스·패션 분야 업체들이 참여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K-뷰티가 화장품을 넘어 관리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는 최근 흐름을 반영한 구성이다.

중국인 관광객 리자이(25·여)씨는 “청계천과 명동에서 가까운 위치라 접근성이 좋다”며 “담당 직원들이 영어 등 외국어 소통이 능숙해 체험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큰 기대 없이 들어온 공간이었는데 생각보다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전문적이라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한 층 아래에서는 뷰티와는 또 다른 형태의 K-컬처 체험이 가능했다. K-팝을 중심으로 한 체험 공간에서는 곳곳에서 음악이 흘러나왔고 관광객들은 직접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며 한국 대중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코인빨래방을 형상화한 스튜디오. 직접 조명을 바꿀 수도 있다. 심하연 기자
코인빨래방을 형상화한 스튜디오. 직접 조명을 바꿀 수도 있다. 심하연 기자
먹방, 노래 방송 등 한국식 개인방송(BJ) 콘텐츠 제작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심하연 기자
먹방, 노래 방송 등 한국식 개인방송(BJ) 콘텐츠 제작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심하연 기자
먼저 아이돌 안무 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마련된 댄스 스튜디오와 뮤직비디오 세트장 형태의 공간이 눈에 띄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직접 춤 영상을 촬영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며 K-팝 문화를 경험했다. 현장에는 실제 방송국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스튜디오와 개인 방송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카메라 앞에 앉아 한국에서 유행하는 먹방이나 라이브 방송 진행자(BJ) 체험을 해보며 콘텐츠 제작 과정을 경험했다. 한국 가요를 직접 부를 수 있는 노래방 공간 역시 꾸준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공간을 구현한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치킨집과 미용실, 지하철 객실 등 한국인의 일상 공간을 재현해 놓은 구역에서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한국의 생활문화를 체험했다. 단순히 K-팝 공연을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한국인의 일상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다는 관광객 A씨는 “좋아하는 아이돌이 촬영하는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는 기분”이라며 “스튜디오 시설 퀄리티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댄스 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릴 예정인데 친구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이커 그라운드 현장에서 눈에 띈 점은 K-팝과 K-뷰티가 별개의 콘텐츠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K-팝 체험 공간을 둘러본 관광객들이 위층으로 올라가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체험했고, 반대로 뷰티 체험을 마친 뒤 아이돌 콘텐츠 제작 공간을 찾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K-팝으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인 관광객들이 K-뷰티와 패션, 웰니스 등 다른 분야로 관심을 넓혀가는 흐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코리아뷰티페스티벌 팝업존에서 다양한 뷰티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심하연 기자
관광객들이 코리아뷰티페스티벌 팝업존에서 다양한 뷰티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심하연 기자
관광업계에서는 이 같은 체험형 콘텐츠가 방한 관광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과 면세점, 올리브영 등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K-팝과 K-뷰티, 웰니스 등 한국 문화 전반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도 K-뷰티를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오는 9월 30일까지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와 함께 ‘K-뷰티 관광상품 특별전’을 진행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메이크업과 헤어, 피부관리 등 800개 이상의 K-뷰티 관광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관광공사는 해외 여행업계와 국내 뷰티·의료·웰니스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신규 관광상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방한 관광시장 성장세와도 맞물린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약 한 달 빠른 속도다. 1~5월 누적 방한객은 87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으며,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등 주요 시장뿐 아니라 미주·유럽 등 장거리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나타났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과거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K-팝과 K-뷰티, 웰니스 등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K-팝이 한국 방문의 계기를 만든다면 K-뷰티는 실제 체험과 소비를 이끄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과 드라마, 음악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관광객들이 뷰티와 패션, 웰니스 체험으로 소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 쇼핑보다 경험 중심의 관광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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