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4)
‘게임체인저’로 각광받는 인디게임에 투자하는 게임사들…제2의 ‘마인크래프트’ 나올까 [쿠키 초점]

‘게임체인저’로 각광받는 인디게임에 투자하는 게임사들…제2의 ‘마인크래프트’ 나올까 [쿠키 초점]

‘스컬’, ‘산나비’ 발굴한 네오위즈, ‘와인드 업 데드맨’ 퍼블리싱 계약
‘데이브 더 다이버’ 만든 넥슨 ‘민트로켓’ 사례도 게임업계에서 주목

승인 2026-07-02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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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와인드 업 데드맨’ 인게임 이미지. 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와인드 업 데드맨’ 인게임 이미지. 네오위즈 제공
‘상상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Build whatever you can imagine)’

최고의 인디 게임으로 손꼽히는 마인크래프트의 공식 슬로건이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사가 인디 게임 IP 발굴에 집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AI 발전으로 ‘개발자의 상상이 게임으로 실현되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디 게임 최대 흥행작으로 손꼽히는 ‘스컬’, ‘산나비’, ‘셰이프 오브 드림즈’를 발굴한 네오위즈가 앞선 6월23일 국내 인디 개발사 ‘세인넛츠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 ‘와인드 업 데드맨’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은 AAA게임이 주목받지만 동시에 독립영화에 비견할 수 있는 인디게임의 활약이 만만치 않다. 출시부터 지속적으로 이용자 수가 증가하며 이례적인 성과를 거둔 게임계의 고전 명작 ‘마인크래프트’와 ‘어몽어스’, ‘앵그리버드’도 모두 인디게임이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정해진 스토리가 없어 이용자가 자유롭게 플레이 가능하다.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처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정해진 스토리가 없어 이용자가 자유롭게 플레이 가능하다.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처
우리가 알던 그 게임 ‘인디’ 게임이었다

‘마인크래프트’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블록을 쌓고 부수며 게임 내에서 이용자 자유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11년 출시 이후 지난해 4월 기준 누적 판매량 3억5000만장을 달성했다. PC 게임 형태로 출시한 뒤, 모바일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여러 형태로 영역을 넓혔다. 2014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을 25억 달러(당시 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역대 최다 다운로드 모바일 게임인 ‘앵그리버드’도 인디게임이다. 2009년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50억회 이상 다운로드 됐다. 이에 힘입어 영화와 각종 상품 등으로 IP를 확장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국립 놀이박물관이 발표한 2026 게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비디오 게임 산업 및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 게임을 선정하는 행사로 올해 후보작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포함되기도 했다.

부산 인디커넥트(BIC)는 2015년 1회를 시작헤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다. BIC 홈페이지
부산 인디커넥트(BIC)는 2015년 1회를 시작헤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다. BIC 홈페이지
인디게임, 정말로 ‘인디’라고 할 수 있을까?

다만 ‘인디’라는 용어의 정의는 업계 전반에 걸쳐 변화 중이다. 인디 게임의 ‘인디’는 독립적이라는 뜻의 영단어 인디펜던트(Independent)를 줄인 말이다. 이런 이유로 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독립성에 주목한다.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개발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자본이 퍼블리셔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완전한 상업적 독립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인디게임 역시 생태계 형성에 영향을 준 시점은 모두 자본 흐름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 우선 스팀이 2000년대 후반부터 서드파티 게임 회사에게 자사 플랫폼 게임 판매를 허락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가 플랫폼과 7대 3 비율로 매출을 나눠가지게 됐다. 중소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 제작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물꼬를 튼 계기라는 평가다.

이후 2010년대 중반 이후 언리얼, 유니티 등 게임 엔진 회사들이 일정 매출액 이하 회사들에게 게임 엔진을 무료로 개방하며 인디게임 개발 자율성이 높아졌다. 엔진 라이센스 비용 없이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후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이하 BIC)이 출범하며 국내외 개발자 교류가 활발해졌고, 본격적인 개발자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었다.

‘래토피아(RATOPIA)’는 정부의 인디 게임 개발 지원 사업이 발굴한 인기 콘텐츠다. 래토피아 홈페이지 캡처
‘래토피아(RATOPIA)’는 정부의 인디 게임 개발 지원 사업이 발굴한 인기 콘텐츠다. 래토피아 홈페이지 캡처
규모 커진 K-게임 산업, 인디게임 지원은 어디까지 왔나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 꾸준히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게임 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23조 851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게임 산업 종사자 수도 전년 대비 3.1% 늘어난 총 8만7576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게임 산업 업계가 꾸준히 몸집을 키우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24년 ‘2024-2028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 인디게임 육성 방안을 포함했다. 인디 게임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12개 시도에 글로벌 게임센터를 구축해 수많은 게임 스타트업을 지원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 결과 지난 2023년 카셀게임즈가 제작한 도시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래토피아(RATOPIA)’는 출시 이후 100만 달러(약 15억 5830만원) 매출을 달성했다. 또한 스팀에서 6만회 넘게 다운로드 되며 출시 해인 2023년에는 대만 최대 규모 인디게임 쇼인 G8에서 최고 인기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대만 대형 게임 유통사 저스트단(Justdan)이 주최하는 인디 어워즈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양 어드벤처와 타이쿤 장르를 결합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민트 로켓의 대표 타이틀이다. 민트로켓 홈페이지
해양 어드벤처와 타이쿤 장르를 결합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민트 로켓의 대표 타이틀이다. 민트로켓 홈페이지
넥슨ㆍ네오위즈도 선택한 인디게임

민간 기업도 인디 게임 IP 발굴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네오위즈는 ‘오래 지속되는 IP’를 지향하며 장기 인디 게임 IP 발굴 및 지원을 했다. 그 결과 국내 밀리언셀러 인디게임 IP를 다수 퍼블리싱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즈’다. 국내 개발자 2명이 제작한 이 게임은 출시 2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량 60만장을 돌파했고, 지난해 12월31일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달성했다.

국내 인디게임 최초로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기록한 ‘스컬(SKULL): 더 히어로 슬레이어’도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작품이다. 국내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가 지난 2019년 텀블벅 펀딩으로 개발해 출시 닷새 만에 글로벌 판매량 10만장을 돌파했다.

넥슨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내 게임 시장에서 초기 단계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약 1200억원을 우선 출자했고, 이후 약 13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심해를 탐험하며 초밥도 파는 하이브리드 어드벤처 게임이자 밀리언셀러인 ‘데이브 더 다이버’도 넥슨 내 프로젝트 팀으로 출발해 현재는 산하 인디게임 개발사로 변신한 민트로켓 작품이다.

독창적인 스토리로 호평을 받은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스팀 홈페이지
독창적인 스토리로 호평을 받은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스팀 홈페이지
국내 인디게임은 다 비슷하다?

이처럼 국내 게임 업계는 지속적으로 인디게임을 개발하고 발굴해왔다. 다만 여전히 장르물 위주라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올해 BIC에서도 덱빌딩 로그라이크, ‘뱀서류’ 게임이 다수였다.

캐릭터 말투가 유사한 경우도 있었다. 국내 인디게임에 관해 최초로 책을 펴낸 이정엽 BIC 심사위원장은 서면 인터뷰에서 “게임 디자이너라면 기본적으로 새로운 게임 메커닉 개발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타인의 아이디어에 편승해 그 인기만을 취하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작가주의적 경향이 뚜렷한 작품도 있다. SOMI의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는 한국 인디게임 중에는 드물게 작중 캐릭터들이 서로를 구원하는 서사를 담고 있다. 왜곡된 기억을 바로잡는 메커닉도 신선한 콘셉트라는 평가다. 앞서 언급한 ‘산나비’와 ‘셰이프 오브 드림스’는 장르적 완성도가 높다. 전자는 액션 플랫포머 수작이며 후자는 인디게임 개발사들이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핵앤슬래시 MOBA 장르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이 소설로 재탄생 한 ‘말세커피’. 교보문고 홈페이지
게임이 소설로 재탄생 한 ‘말세커피’. 교보문고 홈페이지
인디 게임, ‘게임체인저’ 될 수 있을까

최근 업계에서는 ‘좋은 IP’를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와인드 업 데드맨’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한 네오위즈는 “IP 확장 가능성은 중요한 검토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실제로 와인드 업 데드맨을 제작한 세인넛츠 스튜디오는 전작 ‘메트로 블로썸’을 통해 독창적인 세계관과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장편 소설 ‘말세 커피’ 출판 계약까지 성사했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게임은 문화 상품이기 때문에 하나의 단일 게임으로 승부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축적된 시리즈물의 영향력, 스튜디오 자체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특히 국내 인디게임 시장에서 AI 활용이 대폭 늘어나며 좋은 IP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AI 보조를 받아 코딩과 프로그래밍을 하며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아트나 기획 직군 개발자들이 1인 개발 형태로 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반대로 모방 사례도 늘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다양한 분야 개발자가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앞서 지적했듯 양산형 그래픽과 메커닉이 주류를 이루게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한국 인디게임 생태계 내부에도 정말 좋은 게임을 만드는 독창적인 개발자가 많다”며 “질적인 성장이 동반된다면 한국 게임 시장 전체에서 인디게임이 한 축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후 기자 k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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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부 김정후 기자입니다. 현장의 순간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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