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SK하이닉스는 2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각각 140조원과 100조원 규모의 충청권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4개 계열사가 총출동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 67조원을 투입해 최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스마트폰과 정보기술(IT) 기기용 OLED뿐 아니라 확장현실(XR), 자동차, 휴머노이드, 웨어러블용 고부가 OLED 라인을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온양과 천안에 56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HBM 거점을 조성한다. 온양에는 HBM 팹 5개 라인을 구축하고, 천안에는 HBM 대응 설비 증설과 현대화를 진행한다.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HBM 호황을 생산 인프라 확장으로 잇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들여 차세대 배터리 마더라인을 만든다. 마더라인은 새 배터리 기술을 검증하고 양산 가능성을 확인하는 핵심 생산라인이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8조원을 투자해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능력을 키운다.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와 전자기기를 연결해 전기 신호가 오가도록 돕는 부품이다. AI 서버용 반도체는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 더 정교하고 성능이 높은 기판이 필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직접 환영사에 나서 “AI 시대의 미래 승패는 AI를 구동하는 소재와 부품에 달려 있다"며 ”충청을 IT 소재·부품의 글로벌 허브로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100조원을 투자한다. 낸드 생산을 위한 신규 팹 M17에 80조원, 첨단 패키징 역량 강화를 위한 P&T7 등에 20조원을 투입한다.
M17은 청주의 새 낸드 생산기지로, 내년 착공해 2029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다. P&T7은 2027년 말 완공돼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 역할을 맡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낸드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며 ”청주는 기존 팹과 연결돼 부지·전력·용수가 이미 갖춰진 준비된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충청권에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한다. 전국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계획의 일환으로,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 인프라를 충청 한 권역에 집적하는 구도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낸드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일정 규모 증설이 필요하게 되었다”며 “청주는 낸드 팹을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는 거점”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투자 성격은 뚜렷이 갈린다. 삼성이 HBM·디스플레이·배터리·기판을 아우르는 소재부품 클러스터 완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SK하이닉스는 낸드+첨단패키징+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뒀다. 충청이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AI 반도체 설계·생산·패키징·운용까지 한 권역 안에서 완결되는 구조로 재편되는 셈이다. 양사 투자를 합산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삼성 25만개를 포함해 상당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정부 주도 반도체 투자 랠리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양대 반도체 기업이 동반 투자를 선언한 만큼, 인프라·세제·규제 지원을 포함한 정부 후속 조치와의 연계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