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스타트업 미래, 개인 맞춤형 디지털에 달려

기사승인 2023-02-07 17: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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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미래 유망 사업으로 개인 맞춤형 디지털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품질이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기업들의 공통된 지향점이다. 집에서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이용하는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등이 주목받는 사업으로 꼽혔다. 

7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제2회 코어스타트업어워즈가 개최됐다. 이날 자사의 경쟁력을 선보인 스타트업 가운데는 헬스케어 분야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19대 1의 경쟁을 뚫고 최종 IR피칭 기회를 얻은 10개 스타트업 중 웰스케어와 닥터케이가 자리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미래, 개인 맞춤형 디지털에 달려
7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개최된 제2회 코어스타트업어워즈에서 이성원 웰스케어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집에서도 근골격계 통증 관리… “스포츠·반려동물 시장 확장”

웰스케어는 광생물학변조(PBM) 재활치료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PBM 재활치료는 광선을 인체에 조사해 통증을 완화하는 기술이다. 병원의 물리치료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LED광선이 나오는 의료기기도 이 기술에 해당한다. 웰스케어는 병원 물리치료실을 소비자의 집으로 옮겨다 놨다. 기기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하드웨어는 소형화해 의료기관이 아닌, 집에서 개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PBM 재활치료 의료기기의 핵심은 최적의 빛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퇴행성 질환은 대부분 인체의 심부에 통증의 원인이 있다. 광파가 몸 깊숙한 지점까지 도달해야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문제는 심부까지 전달되는 광파를 설계하기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최선의 조사 강도와 파동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웰스케어는 인체 심부까지 도달할 파장대를 중앙에 배치하고, 그 밖으로는 세포의 에너지인 ATP를 활성화하는 파동을 배치하는 코어 기술을 개발했다.
 
웰스케어는 개인을 주요 소비자로 겨냥한다. 의료기관에도 제품을 공급하지만, 개인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앞으로 퇴행성 질환 관리 시장이 대폭 확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의학기술이 발전하고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평균 수명이 지속적으로 연장됐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무릎, 허리, 어깨 등에 통증을 수반하는 근골격계 만성질환 관리가 삶의 질을 유지하는 요소가 됐다. 병원 신세를 지게 되기 전, 조기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높아졌다.

현재까지 웰스케어가 확보한 특허는 총 16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인증을 얻어 3등급 의료기기를 제품화했다. 식약처는 의료기기를 총 4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인체 접촉 시간 △침습 정도 △약품이나 에너지를 환자에게 전달하는지 여부 △환자에게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의료기기를 평가해 등급을 부여한다. 등급이 높을수록 인증이 까다롭다. 

가장 먼저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시장은 미국이다. 웰스케어는 아마존과 베스트바이 등 미국 개인 소비자가 이용하는 주요 전자제품 판매 플랫폼에서 호평을 받았다. 누적 매출은 아마존에서 약 10억원, 베스트바이에서 약 2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마존에서는 알고리즘 분석 경쟁비교테이블에서 통증완화 전자제품 중 긍정적 평가를 가장 많이 받은 제품으로 꼽혔다. 베스트바이 제품 평점은 5점 만점에 3.9점으로 선방했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이성원 웰스케어 대표는 “국내 대학병원이 수행한 임상시험에서 일일 8분씩 4주 동안 기기를 사용한 환자들의 만성 통증이 30% 감소한 결과를 확인했다”며 “웰스케어는 임상 데이터에 기반한 제품 개발을 진행하며, 각종 인허가를 통과한 노하우도 축적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퇴행성질환 환자뿐 아니라, 스포츠 시장과 반려동물 시장에서 통증완화 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기회가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미래, 개인 맞춤형 디지털에 달려
7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개최된 제2회 코어스타트업어워즈에서 강형진 닥터케이 헬스케어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언제 어디서든 나만을 위한 피부 관리… “K뷰티 전파 기대”

닥터케이 헬스케어는 디지털 스킨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피부관리 프로그램 ‘스킨핏’을 운영한다. 피부 미용 서비스는 직접 피부과나 피부관리실을 방문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스킨핏은 스마트폰을 통해 피부 측정, 분석, 상담을 모두 실시한다. 비용 부담으로 오프라인 서비스를 받기 꺼리는 20~30대 소비자를 겨냥했다.

스킨핏 소비자에게는 특수 렌즈가 배송된다. 이를 스마트폰에 부착해 피부를 확대 촬영한다. 사진을 플랫폼에 전송하면 피부 상태 분석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상태에 따라 필요한 관리계획이 수립된다. 관리에 필요한 세안제, 크림, 마스크팩 등의 제품들을 닥터케이 헬스케어가 맞춤형 키트로 제작돼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제품은 닥터케이 헬스케어가 자체적으로 제작한다. 50평 규모의 시험공장을 가동 중이며 월 5000명 분량의 맞춤형 키트를 제작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한 제품은 총 25종이다. 내년까지 자체 제품을 35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웃소싱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기성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닌, 기능성 원료의 비율까지도 개인에게 적합하게 설정한 ‘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스킨핏 고객들의 재구매율은 32.15%로 집계됐다. 사업을 시작한 1차연도 매출은 약 1억5000만원이었지만, 2차연도였던 지난해 9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매출 3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시중의 화장품, 미용 관련 플랫폼과 차별화 지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다. 강형진 닥터케이 헬스케어 대표는 “기존의 플랫폼은 화장품의 성분 정보를 확인하거나, 남들이 작성한 후기에 의존하는 형태”라며 “이와 달리 스킨핏은 전주기 피부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만족시킨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는 디지털 서비스라는 점에서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K뷰티를 소개할 수 있다”며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