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의 일시귀환… 정치권 견제 눈초리 왜?

반기문 총장의 일시귀환… 정치권 견제 눈초리 왜?

기사승인 2009-08-03 18:03:02

[쿠키 정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9일 총장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방한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반(潘)의 귀환’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체류 기간이 이례적으로 긴 열흘이나 된다는 점도 신경쓰는 눈치다. 왜 그럴까.

정치권은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 정치전문 언론 폴리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반 총장은 22.2%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의 1위였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3.2%로 불과 1.0%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두 사람에 이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12.2%),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7.8%), 정동영 의원(3.7%) 등이었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은 일단 낮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고위 관계자는 3일 “반 총장 임기가 2011년 12월에 끝나 2012년 대선에 나서기 절묘한 타이밍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통상 총장직은 별 탈이 없는 한 연임이 관례여서 반 총장이 10년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임 관례를 고사하고 국내 정치에 뛰어들 경우 국제 사회의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반 총장을 견제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유는 그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다른 대권주자들의 명성을 깎아먹기 때문이다. 국내에 있지도 않고, 정치와 거리들 두고 있는 반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율 자체가 기존 대권주자들에 대한 염증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한 기간이 길고, 이 기간에 인기가 단기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반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기존 대권주자들을 월등히 앞지르는 것으로 나올 경우 기존의 대권질서가 흐트러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반 총장이 최근 의향을 밝힌대로 그 자신의 방북이 성사돼 한반도 평화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경우 그의 정치적 위상은 달라지고 대권 출마를 바라는 여론이 높아질수 있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공식일정인 유엔협회 세계연맹회의(10일 서울)외에 명예 여수시민 수여식 등 대민 접촉이 많은 행사에 초청받은 것으로 전해져 그의 인기를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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