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방북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한 반기문

빌 클린턴 방북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한 반기문

기사승인 2009-08-05 17:31:00

[쿠키 정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되기까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미측에는 “회담 양식에 얽매여선 안된다”고 주문하는가 하면, 북측에는 “여기자 문제는 인도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압박했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은 이미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정례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당시 여기자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조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5일 유엔 홈페이지에 게재된 당시 질의응답 전문자료에 따르면 반 총장은 여기자 문제를 묻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 여기자 문제에 관한 한 내가 중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내 나름대로 (북측에) 강력하게 호소도 하고, 원만한 해결 방안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 당국에 여기자 문제를 등한시해선 안된다는 점과, 인도주의적 차원의 문제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그러면서 “뭔가를 하고 있지만 진행사항을 더 구체적으로 밝히긴 곤란하다”고 거듭 빅 이벤트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반 총장은 주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신선호 대사를 통해 북한 당국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아울러 미측에도 “대화만 된다면 형식을 따져서는 안된다”고 수시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 대사를 통해 확인한 북측의 대화 의지를 미국측에 전달하면서 회담 테이블에 나설 것을 당부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반 총장이 최근 “내가 평양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대목도 새삼 눈길을 끈다.
향후 북·미간 협상에서 반 총장의 거중조정 역할은 더 긴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반 총장은 북핵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진데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어, 어떻게든 이 문제를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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