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 휴가 뒤 첫 메시지로 개성공단 근로자 유모씨와 연안호 선원 문제를 언급한 이유는 미국인 여기자가 석방된 뒤 정부에 쏠리는 비판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8·15 경축사에 획기적인 대북 제안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북한의 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기존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이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것처럼 정부도 억류 문제와 전반적인 대북정책을 연동시키지 않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나가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미 여기자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미 공조가 튼튼하게 작동했다는 점을 일부러 설명한 것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통미봉남(通美封南)'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짙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7일 "이 대통령의 발언은 유씨와 연안호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 대한 국내의 비판 여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북한을 향해서는 억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북·미 관계의 진전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씨와 연안호 선원의 억류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채널을 동원하고 있다. 4일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채널은 물론이고 현대아산 및 대북 지원단체 채널도 가동하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개성공단 방문 일정을 잡아놓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 관계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이전보다 상황이 호전됐지만, 북측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억류 문제가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여기자 석방에도 불구하고 북핵 포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관계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 소식통은 "억류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8·15 경축사의 큰 방향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 공조의 틀 안에서 두 사안을 분리해서 다루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은 한 정부도 기존 대북정책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수 있다. 물론 북·미 관계가 변화할 경우 우리 대북정책도 연동해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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