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8일 (3)
청년 정책의 다음 이름은 ‘가능성 정책’이다 [유재은의 정책디자인]

청년 정책의 다음 이름은 ‘가능성 정책’이다 [유재은의 정책디자인]

글·유재은 숭실대학교 베어드학부대학 조교수

승인 2026-07-06 06:00:05 수정 2026-07-06 10: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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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책은 언제부터 ‘지원 정책’이 되었을까. 취업을 지원하고, 창업을 지원하며, 주거와 금융을 지원한다. 청년의 사회적 자립을 위해 모두 필요한 정책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원이 확대될수록 한 가지 질문은 더욱 선명해진다. 정부 정책 지원은 늘었는데, 왜 청년들은 여전히 자신의 미래를 불안해하는가.

최근 청년 고용률은 43.8%로 25개월 연속 하락했고, 노동시장 밖의 ‘쉬었음’ 청년도 38만명을 웃돈다. 한국은행 역시 AI 확산이 청년층 고용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구조적 변화를 낳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AI가 일의 방식을 바꾸고 직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은 더 이상 하나의 정답을 찾는 시대가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며 자신의 삶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오늘날 청년이 직면한 진짜 문제는 자원의 결핍을 넘은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정책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청년정책이 ‘무엇을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가능성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기업가정신은 창업의 기술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는 역량이라는 것이다.

OECD는 ‘Learning Compass 2030’에서 스스로 삶을 설계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주도성(Student Agency)을 미래 핵심역량으로 제시했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은 ‘Future of Jobs Report 2025’에서 창의성, 적응력, 회복탄력성을 미래 핵심역량으로 강조했다. 미래 사회는 정답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

정책도 예외일 수 없다. 정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공의 혁신이다. 청년정책 역시 지원을 넘어 청년이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에 기업가정신은 청년정책을 설계하는 원리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능성 정책(Possibility Policy)’이라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싶다. 가능성 정책은 지원을 줄이자는 개념이 아니다. 지원을 정책의 목적이 아니라 가능성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재정의하자는 접근이다. 기존 청년정책이 결핍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가능성 정책은 청년의 잠재력과 역량을 실현하는 데 초점을 둔다. 정책은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청년이 스스로 기회를 발견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며, 재도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청년정책의 역할이어야 한다.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취업률, 창업률, 참여 인원, 예산 집행률과 같은 산출(Output) 지표를 중심으로 정책을 평가했다. 그러나 산출만으로는 청년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청년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는지, 도전을 이어갈 역량을 갖췄는지, 실패 후에도 재도전하는 환경이 조성되었는지와 같은 변화와 역량 성과(Outcome)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정책의 성공은 사업의 규모가 아니라 삶의 변화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청년은 지원 대상을 넘어 가능성의 주체다. 그렇다면 청년정책의 효과를 묻기 위해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이 지원했는가?’에서 ‘청년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가?’를 물어야 한다.

지원은 정책의 수단일 뿐, 진짜 정책의 진짜 목적은 가능성이어야 한다.

[유재은 조교수 약력]
현 숭실대학교 베어드학부대학 조교수
현 기획재정부 자체규제심의위원회 위원
현 고용노동부 양성평등위원회 위원
현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위원회 위원
현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현 서울시 일자리위원회 위원
전 서울특별시 청년정책네트워크 정책위원단 고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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