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2일 (1)
[현대―北 5개항 합의] 조심스런 정부,화는 차마 못내고…

[현대―北 5개항 합의] 조심스런 정부,화는 차마 못내고…

승인 2009-08-17 2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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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7박8일 간의 방북 끝에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대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따내오자 정부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국간 협의 필요=정부 관계자는 17일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현대그룹이 합의할 성질이 아니다"고 말했다. 육로통행의 정상화 등 일부 성과는 있지만, 사실상 당국간 채널로 논의해야 할 이산가족 상봉 문제까지 북측이 현대그룹과 합의를 체결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오전 내내 회의를 거듭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 문제는 물론 개성 관광 문제도 신변안전 보장 문제 해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민간 채널만을 상대하려는 북측의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북측은 남북 관계를 되살리겠다는 방침은 이미 세웠지만 당국 간 대화를 재개할 뜻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 분위기 깰까 조심=정부가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 이행을 주도한 가운데 북한에 이른바 '달러 박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금강산·개성 관광을 재개하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라는 시각도 부담이다. 금강산·개성 관광을 재개할 경우 북한이 연간 올릴 수 있는 수입은 3000만달러에 달한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금강산·개성 관광을 통해 북한으로 현금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안보리 결의 1874호나 미국의 대북 제재 취지와 어긋나는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사업이나 금강산 관광 등 개발 목적의 정상적인 상거래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면서 "금강산·개성 관광의 재개가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은 가야 할 방향=그렇다고 정부가 이번 현대그룹과 북측의 합의를 존중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4일)과 유성진씨 석방(13일),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15일), 현대와 북측 간 합의(17일)로 모처럼 조성된 남북 관계의 해빙 무드를 이어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정일 위원장이 금강산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해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신변안전 보장의 의미라는 견해가 없지 않다. 북측이 공동보도문을 통해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 약속한 대목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현대그룹의 신변안전보장 조치를 전제로 점진적으로 대북 사업을 허용해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 대북 소식통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 이미 한·미 간에 어느 정도 양해가 돼 있을 수 있다"면서 "일부 곡절은 있겠지만 정부가 결국 재개를 허용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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