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공산정권 마지막 대통령 야루젤스키 별세

폴란드 공산정권 마지막 대통령 야루젤스키 별세

기사승인 2014-05-26 21:35:00
[쿠키 지구촌] 폴란드 공산정권의 마지막 대통령이었던 보이치에흐 야루젤스키가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0세. 야루젤스키는 공산당 제1서기로 있던 1981년 계엄령을 선포하고 구 소련권 국가의 첫 자유 노동조합인 연대노조(솔리대리티)를 탄압하는 등 민주화 염원을 억압했다. 야루젤스키의 가혹한 탄압 사례는 동유럽 공산정권들에게 체제 유지의 롤모델이 됐다. 2년 간 지속된 계엄령 기간에 100여명이 숨졌고, 당시 연대노조 지도자였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과 레흐 카진스키 전 대통령을 포함해 수만 명이 구속됐다.

연대노조는 지하활동을 벌이다 1988년 정치 전면에 재등장했으며 야루젤스키는 이듬해 연대노조를 합법화하며 협상에 나선 뒤 그 해 7월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선출됐다. 그는 그러나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1990년 9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같은 해 12월 처음 치러진 민선 대통령 선거에서는 바웬사가 압승했다.

야루젤스키는 국민을 탄압한 혐의로 2006년에 기소됐으나 2011년 암 진단을 받아 유죄판결을 받지는 않았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야루젤스키의 사망 소식에 “수많은 싸움에서 그에게 졌지만 자유 폴란드를 위한 싸움에서는 이겼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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