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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같은 대장부, 이제 천상의 별로…” 강수연 영면

“거인 같은 대장부, 이제 천상의 별로…” 강수연 영면

승인 2022-05-11 12: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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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강수연. 사진공동취재단

“억세고 지혜롭고 강한 가장”(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거인 같은 대장부”(배우 설경구) “한국 영화 그 자체”(연상호 감독)….

영화계는 지난 7일 세상을 뜬 배우 강수연을 이렇게 기억했다. 1969년 4세에 데뷔해 50년 넘게 활동하면서 한국영화사 질곡을 생에 새긴 고인을 향한 헌사였다. 한국 영화사 100년을 대표하는 배우였던 강수연이 영화인들의 마지막 인사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11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강수연 영결식엔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배우 유지태가 사회를 맡았고, 김동호 이사장, 임권택 감독, 배우 문소리와 설경구,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읊었다. 배우 김현주, 정웅인, 정우성 등 동료 영화인들도 영결식을 찾아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온라인에서도 누리꾼 1만5000여명이 영결식 생중계를 지켜보며 고인을 기렸다.

강수연이 생전 아버지처럼 따랐던 김동호 이사장은 “우리 영화인들은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강수연이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부터 곁을 지켰고, 이후에는 장례위원장을 맡아 빈소를 지켰다. 김 이사장은 “21세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멍에를 지고, 당신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왔다”며 “지상의 별은 졌어도, 당신은 천상의 별로 우리들을 지켜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이 강수연 영결식에서 추모사를 마친 뒤 눈을 매만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서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라고 짧은 추도사를 남겼다. 강수연은 임 감독이 연출한 영화 ‘씨받이’(1987년)와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년) 각각 베니스영화제와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한 뒤에는 옥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설경구는 강수연과 영화 ‘송어’(감독 박종원·1999년)를 촬영하던 때를 떠올리며 고인을 “나의 영원한 사수” “나의 친구, 누이, 사부님”으로 기억했다. “(강수연은) 새카만 후배부터 한참 위 선배까지 아우르는 거인 같은 대장부였다”며 “소탈했고 친근했고 섬세했고 영화인으로 애정과 자긍심이 충만했던 선배님이셨다”고도 기렸다. 문소리는 추도사를 낭독하는 내내 눈물을 흘리며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겠다. 언니의 가오도, 목소리도 잊지 않겠다. 이 다음 생에 만나면 같이 영화하자”고 말했다.

연 감독은 신인 시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강수연이 자신을 위해 영어 통역을 자처했던 일을 떠올리며  “강수연 선배님 그 자체가 한국 영화였다. 무거운 멍에를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그가 연출한 넷플릭스 영화 ‘정이’는 고인의 유작이 됐다. 연 감독은 “저는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하며, 선배님을 사랑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배님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며 울먹였다.

고인의 동생인 강수경씨는 “여러분 덕분에 허망하던 이별의 시간을 추억으로 채울 수 있었다”고 답사를 남겼다. 제니퍼 자오 대만영상위원회위원장, 차이밍량 감독, 배우 양귀매 등 해외 영화인들은 영상으로 추모 인사를 전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뇌출혈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인 7일 숨을 거뒀다. 장지는 경기 용인공원에 마련된다.

배우 정우성, 설경구가 운구행렬에 함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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