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리센느(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의 상승세가 매섭다. 지자체 홍보대사가 되더니 약 2년 전 발매한 곡으로 음악방송 무대까지 올랐다. ‘기적의 역주행’ 아이콘으로 우뚝 선 모양새다.
이들의 서사는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서 시작됐다. 해당 채널은 지난 2월 리더 원이의 단독 웹예능 공개를 위해 개설됐다. 특히 화제가 된 영상은 지난 5월22일 게재된 ‘갸루와 거제에 왔습니다 (거제 1편)’다. 이 영상에서 멤버 미나미가 갸루(Girl·걸의 일본식 발음) 스타일로 등장해 ‘거제 야호’, 파라파라 댄스 등 여러 밈(Meme)을 만들어냈다. 조회수(19일 오전 10시 기준)는 748만을 넘어섰다. 같은달 1일 ‘하루종일 사투리만 써봤습니다’도 559만뷰를 냈다.
모두 갸루, 경상도 사투리 등 서브컬처에 기반한 영상이라는 것이 특이점이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문화산업 전반의 소비구조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박 평론가는 “과거에는 방송, 음원 차트, 대형 플랫폼이 대중문화를 선별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커뮤니티와 쇼츠, 밈 문화 같은 서브컬처 영역이 새로운 발굴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며 “리센느 역시 사투리, 캐릭터성, 밈 요소들로 먼저 소비된 후 음악과 퍼포먼스 재평가를 받으며 메인스트림에 진입했다. 이는 서브컬처가 대중문화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센느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아닌 가수로서 사랑받게 된 이유는 작금의 인기 요인과 결이 다르다. 이들의 콘셉트는 잘 짜인 주류에 가깝다. 향기로 과거를 떠올리는 ‘프루스트 효과’를 차용해 오래도록 남을 음악적 향기를 선사하겠다는 것이 팀 목표다. 그룹명 역시 ‘신’(Scene·장면), ‘센트’(Scent·향)에서 따왔다. 이에 앨범마다 향을 매치하는 등 고유의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인 앨범 완성도도 높다. 배경에는 리센느 소속사 더뮤즈엔터테인먼트 이주헌 대표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 대표는 버클리 음대를 나와 남성듀오 하이브로우로 데뷔했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진 전원은 이 대표와 대학 동문으로 알려졌다. 조직 전체가 음악적 전문성을 갖춘 셈이다. 지난 3월 발매한 ‘비지 보이’(Busy Boy) 리믹스 버전에는 그래미 어워즈 수상 프로듀서인 갈란티스(Galantis)가 참여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가운데 재조명받은 노래는 2024년 8월 발표한 미니 1집 ‘신드롬’(SCENEDROME)의 타이틀곡 ‘러브 어택’(LOVE ATTACK)이다. 앞서 ‘신드롬’은 미국 빌보드 ‘2024년 베스트 K팝 앨범’으로 선정됐고, ‘러브 어택’은 미국 그래미닷컴 ‘2024년을 뜨겁게 달군 K팝 10곡’으로 꼽힌 바 있다. 지난해에도 역주행 조짐을 보였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아니었다. 올해는 다르다. 지난달 27일 멜론 일간 차트에 98위로 재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에서 유튜브 콘텐츠의 흥행이 음원 소비에 불을 지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멜론 톱100 28위·일간 68위까지 오른 데에는 곡 자체가 가진 힘, 그룹 자체의 역량이 작용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18일 Mnet ‘엠카운트다운’ 스페셜 스테이지 출연을 ‘반짝 역주행’으로만 평가하기엔 이르다. 오히려 최신 문화 트렌드를 기민하게 읽고 활용한 데뷔 3년 차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는 해석이 설득력 있다. 때마침 리센느는 오는 7월 리메이크 곡으로 돌아온다. 대중과의 접점을 성장 동력 삼아 성공 신화를 장기적으로 써내려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