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등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20일 개최됐다. 이번 국감에서는 산업은행의 부산이전 이슈를 비롯해 서민금융진흥원이 진행하고 있는 금융지원 프로그램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민주당사 압수수색의 영향으로 그간 비교적 조용했던 정무위원회에서도 고성이 나오면서 ‘파행’이 일어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이였다. 현재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제1항은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회 동의를 얻어 법을 개정해야만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산업은행이 부산이전을 두고 ‘졸속 추진’이라고 강하게 비판을 이어갔다.
먼저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의 부산 이전 결정이 직원들의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호 의원은 “더 이상 직원들 희망고문 하지 말고 국가가 어떤 차원에서 로드맵 만들었는지 제시해 달라”며 “공공기관 이전을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국회에서 의논해야 하는 단계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산은 측에 본점 부산 이전 추진 계획을 제출하라고 자료 요구를 했을 때 ‘현재 검토된 바 없음’이라는 답변이 왔다”며 “그리고 불과 일주일이 안 되서 지방 이전 전담 조직 출범안이 나왔고 또 이틀 후에는 직원 10명을 이전 추진단으로 발령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산은 본점 부산 이전 추진 계획은 행정적·입법적으로 절차의 문제가 있는 졸속 이전이라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라며 “의원실에 거짓말을 전한 게 아니라면 열흘도 안 돼 이전 준비단이 완성된 것인데 이러니까 직원들이 국회를 패싱하는 졸속 정책이라고 비판할 만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후 100일을 기다렸는데 더 기다릴 수 만은 없어 이전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산은 이전계획과 더불어 동남권 개발계획이 지역·부산시·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행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원을 찾아 설득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간이 되면 제가 직접 찾아가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건에 대한 질의가 오고가던 도중 말싸움이 벌어지면서 오전 국감이 ‘파행’되는 일도 일어났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석훈 회장에게 “윤 대통령이 부울경 메가시티 공약을 파기했는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점만 되면 지역균형발전이 되는 것이냐”며 “산업은행 이전만 덜렁해서 큰 그림 없이 균형발전이 이뤄지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이전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496억원 든다고 했다가 1조원 넘게 예상되고 있지 않냐”며 “이제 졸속 이전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부울경 메가시티는 연합이 아니라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경남지사가 얘기한 것을 윤석열 정부가 공약을 파기했다고 하는 건 팩트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실 이전이 1조원 넘게 든다는 건 민주당이 관련 없는 예산을 다 포함한 것이고 정확하게는 496억원 플러스 25억원”이라고 받아쳤다.
이후 양당 간의 설전이 일었다. 윤 의원이 “그럼 이재명 대표가 돈 받아먹었다고 이야기하면 여러분이 가만 있었겠냐. 왜 산은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측에서 “윤한홍 간사, 선 넘지마”라고 고성이 나왔다. 결국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언, 오전 국감이 끝난 뒤 오후 2시에 국감이 재개됐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 청년 공약인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재호 의원은 “올해 초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에 예상치인 38만명을 웃도는 290만명의 청년이 신청,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며 “행정 절차가 잘못돼 대상자임에도 가입을 못하는 청년들이 있었는데 7월에 2차 가입에 대한 희망이 컸지만 정부가 8월에 추가 가입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대선 공약사항인 청년도약계좌를 조속히 출시해서 만회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당초 1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없어졌고 만기는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다 보니 청년들이 1억원 희망 통장이 아닌 4000만원 실망 통장이 됐다며 실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정부의 대표적인 청년 금융공약이다. 당초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10년 만기로 1억원의 목돈을 마련하도록 하는 금융상품을 구상했지만 이후 점차 상품의 규모를 축소했다.
이에 대해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청년도약계좌를 내년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3년 전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론도 이날 국감서 나왔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디스커버리 피해자 보상 절차에 관한 질문을 받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55%의 투자자들에게 배상이 이뤄졌고 나머지 40% 정도 투자자에게 계속 설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는 지난 2019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의 법정관리로 인해 환매가 연기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사건이다. 해당 펀드는 시중은행을 비롯한 12개 금융사들이 판매했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의 판매액은 6792억원으로 판매 비중이 가장 컸다. 환매 중단 금액은 2562억원(지난해 4월말 기준)에 달한다.
강 의원은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검찰 공소장을 보니 희대의 사기극으로 신규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환매 대금을 마련하며 돌려막기를 했다”며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모펀드를 쪼개 사모펀드화 했는데 국책은행이 간이 배밖으로 나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펀드를 판매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강 의원은 “국책은행이 무리하게 판매하게 된 배경에는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때문으로 피해자들에게 ‘장하성 펀드’라고 판매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윤종원 행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 중으로 법적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