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생명이 부채 할인율 인하 영향으로 시장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자본 건전성도 악화되면서 자산부채관리(ALM)가 필요하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일 동양생명에 대해 보고서를 내고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지상과제는 손익 개선이 아닌 자본 관리”라며 “특히 ALM으로 이를 위한 장기채 매입과 보유채권 교체매매가 동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LM은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할 부채를 준비하기 위해 자산을 확보하고 운용할지를 계획하는 전략을 말한다. 동양생명은 장기 상품을 주로 확보하고 있어 금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부채가 자산보다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같은날 동양생명 공시를 보면 올해 1분기 듀레이션갭은 –2년으로 부채 기간이 자산 기간보다 길다. 부채가 커지며 보험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산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120%대로 기준치(150%)를 하회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동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커버리지사 중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며 “연초 금융감독원의 부채 할인율 인하 등으로 순자산(자산-부채) 평가액이 분기 중 5000억원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좋지 않았다. 올해 1분기 동양생명의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41억원으로 93% 줄었고, 투자손익은 504억원으로 3% 떨어졌다.
김 애널리스트는 “당사 추정치와 시장 컨센서스를 30% 이상 하회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며 “보험손익에서 손실계약비용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투자손익에서 평가익이 예상보다 적었던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손실계약비용 증가는 제도 변화 영향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연령별 손해율을 다르게 반영하도록 지도하면서 160억원이 반영됐다. 부채 할인율 인하와 시장금리 변동이 이어지며 변액보험에서 200억원, 전분기 손실계약으로 전환된 종신보험 일부에서 170억원이 추가됐다.
투자손익도 이를 보충하기에는 부족했다. 1분기 이자 수익과 배당 수익은 지난해 대비 200억원 더 많았으나 매매 평가이익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주식이나 채권 등 자산가격이 크게 오르며 매매 평가이익에서 일회성 수익이 700억원 가량 발생했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했다. 동양생명은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절차를 밟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손익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주가 변인은 분기 실적보다 잔여지분에 대한 최대주주 계획”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