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예식장 거부감 사라질까...안산시 공공웨딩홀에서 새로운 결혼문화 찾다

공공예식장 거부감 사라질까...안산시 공공웨딩홀에서 새로운 결혼문화 찾다

'행복충전 공공웨딩홀' 무료 대관···불편함이 곧 자유

기사승인 2025-05-21 15:11:57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내 자리잡은 '행복충전 공공웨딩홀'내부. 안산시 제공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약 중 하나로 나온 공공예식장 확대와 결혼 준비 목록 표준계약서 도입이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결혼지원정책으로 공공기관을 개방하고 일명 '스드메' 가격의 적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청년들의 결혼비용 부담을 덜겠다는 내용이다.

이미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사업으로 전국에 130여곳 이상 공공웨딩시설이 개방됐고 경기도 내에는 11곳이 등록되어 있지만 예비부부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공공예식장 대부분은 무료대관의 혜택과 달리 부대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불편함을 넘어 준비하는 시간과 더 큰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이용률이 저조하다.

특히, 공공이라는 이름 뒤에 따라붙는(사회공헌·저소득층·다문화·한부모 가정) 이미지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민 통합예약 시스템인 '경기공유서비스'에 등록된 공공예식장을 살펴보면 야외 예식 시 피로연 식사 불가(샌드위치만 가능)이거나 인원수 증가에 따른 대관료와 주차비 정산은 물론 청소년재단을 이용할 경우 주류 반입 불가 등 제약이 따른다.

특히 시청 강당을 이용할 경우 버진 로드와 꽃 장식까지 직접 해결하는 어려움으로 7년간 한 건의 예식도 치르지 못한 곳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내 '행복충전 공공웨딩홀'이 최근 오픈하고 첫 예식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예약을 마쳤다.

안산자원봉사센터가 운영하는 약 137평 규모의 예식홀은 매주 토·일요일 오전과 오후 각각 2커플이 여유롭게 예식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특히, 한국가스기술공사 경기지사 직원들의 재능기부로 꾸며진 신부대기실과 연회장은 여타의 예식홀 못지않은 분위기를 갖췄다.

약 130여명의 하객을 수용할 수 있고 500여 대의 주차 공간 무료 제공, 인근 3분 거리에 식당과 한상차림 또는 뷔페 식사를 연결해 피로연을 취향대로 선택할 수도 있다.

하객이 오는 것과 별개로 150명에서 200여명의 식사수보증과 대관비가 없어 최소 10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예비부부들은 웨딩드레스와 메이크업 등 필수 조건을 외부에서 해결하는 문제가 걸림돌이라며 개선의 방향을 주문하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이·미용 서비스 제공, 이동 밥차 운영 등 방법이 있음에도 관내 사설 예식장의 눈총에 대놓고 활성화가 어려운 문제는 시의 돌파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안산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원한다면 드레스의 경우 50만원, 한복 대여 15만원선에 외부 업체를 연결할 수 있지만 판에 박힌듯한 예식에서 탈피해 원피스나 청바지를 입고도 결혼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공공예식장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는 게 아니겠냐"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이라는 이름이 "가난하고 없다거나 불편하지만 감수한다는 이미지를 벗고 각자의 개성과 형편에 맞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여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은숙 기자
news1004@kukinews.com
성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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