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모집 마감 임박에도 전공의들 ‘관망’…“전문의 배출 차질 불가피”

추가 모집 마감 임박에도 전공의들 ‘관망’…“전문의 배출 차질 불가피”

서울대병원 복귀 의사 비율 10% 그쳐
사직 레지던트 61% 동네 병의원 일반의 재취업

기사승인 2025-05-27 11:37:47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곽경근 대기자

사직 전공의 수련병원 추가 모집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대부분의 전공의가 아직 뚜렷한 복귀 의사를 나타내지 않은 채 관망하는 분위기다.

27일 병원계에 따르면 이번 추가 모집도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앞서 복귀 조짐을 보였던 서울대병원조차 내부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 710여명 중 복귀 의사를 밝힌 비율은 1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복귀 의향이 없거나 미복귀 흐름에 따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빅5 병원’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의 수련병원이 이날을 전후로 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이달 말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공의 수련 일정을 보면 5월 말까지 추가 모집 접수를 마치고, 6월1일부터 복귀 전공의를 대상으로 수련이 시작된다. 복귀 전공의는 이듬해 5월31일까지 수련을 마치면 정상 수련으로 인정된다. 3~4년차 전공의가 복귀할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수련을 개시하면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접수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복귀를 마음먹은 전공의들은 주변 분위기를 살피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강경한 전공의들 사이에선 정부로부터 입영 연기와 인턴 수련 기간 단축 등의 특례까지 받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 A씨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복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결과”라면서 “지금 돌아가면 마치 이 싸움이 끝났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귀를 저울질 하고 있는 또 다른 사직 전공의 B씨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다수가 복귀를 거부한 상황에서 나 혼자 돌아가는 게 부담이다”라고 전했다.

이미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한 전공의가 적지 않아 애초에 추가 모집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직 또는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8791명 중 5399명(61.4%)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했다. 일반의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했지만,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고 의대 졸업 직후 활동하는 의사를 말한다. 5399명의 병원별 재취업 현황을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 재취업 전공의가 3258명으로 전체의 60.3%였다. 이어 병원 1312명(24.3%), 종합병원 712명(13.2%), 상급종합병원 117명(2.2%) 순이었다.

만약 올해도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문의 배출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규 전문의 수급 축소는 곧 지역·필수의료 부담으로 이어진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신규 전문의 수급이 중단되면 중환자실이나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등 기존에도 인력이 부족했던 과들의 인력난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라며 “단순히 1년의 손실이 아닌 향후 5~10년가량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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