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사이판·티니안 강제징용 희생 동포 추모

대구대, 사이판·티니안 강제징용 희생 동포 추모

개교 70주년 맞아 대학 설립자 이영식 목사의 뜻 계승·발전

기사승인 2025-06-26 10:01:58
대구대 박순진 총장을 비롯한 방문단이 사이판에 위치한 ‘태평양한국인추념평화탑’ 추모제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대구대 제공

대구대학교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사이판과 티니안에서 희생된 해외 동포를 추모하는 ‘성산리더십 프로그램’을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개교 7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박순진 총장과 학생·교직원 등 38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이 참여했다. 

‘성산리더십 프로그램’은 대학 설립자 고 이영식 목사의 호 ‘성산(惺山)’에서 이름을 따와, 설립자의 숭고한 뜻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문단은 사이판 ‘태평양한국인추념평화탑’과 티니안 ‘평화기원한국인위령비’에서 추모제를 올리고, 일본군 최후 사령부 등 역사적 현장을 찾아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를 직접 체험했다.

사이판과 티니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지로, 일제가 군사기지와 활주로 건설을 위해 수많은 한국인을 강제 동원해 희생시킨 역사가 있다. 

특히 티니안에서는 약 4000명의 한인이 있었고, 1200명가량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의 비극은 전쟁이 끝난 지 30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1975년 대구대 설립자 이영식 목사는 현지 조사를 통해 티니안에 한국인 유해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직접 수색에 나섰다. 

1976년 ‘조선인지묘’라 쓰인 묘비와 합장묘 3기를 발견했고, 이듬해 유골을 수습해 1977년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장했다. 

이후 대구대는 설립자의 뜻을 이어 2016년 개교 60주년에는 사이판 현지에 강제징용 희생 동포 추모비를 건립하는 등 추념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근 사이판·티니안의 아픈 역사는 배우 송혜교와 서경덕 교수가 한국 역사 안내서를 기증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민재 대구대 총학생회장(24·바이오메디컬전공 4학년)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휴양지로 알려진 사이판과 티니안에 숨겨진 역사를 알게 되면서 마음이 먹먹해졌다”며 “해외 희생 동포 봉환 사업에 앞장선 이영식 목사님의 활동을 배우며 대학에 대한 자긍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순진 대구대 총장은 “대구대는 성산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이영식 목사의 숭고한 뜻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이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특히 내년 개교 70주년을 앞두고 대학 설립자를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대학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경산=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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