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시장의 핵심 척도인 지표금리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실거래 기반의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시장 주류로 세우고, 신뢰성 논란이 있었던 CD금리와 코리보(KORIBOR)는 단계적으로 퇴출하거나 비중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지표금리·단기금융시장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표금리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권 부위원장은 “지표금리는 파생, 채권, 대출 등 모든 금융거래의 기준(backbone)”이라며 “리보 조작 사태처럼 신뢰가 흔들리면 그 여파는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으로 확산되어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지표금리 개편방안은 △지표금리의 신뢰도를 보다 속도감 있게 제고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이 받을 수 있는 충격은 최소화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3가지 기본방향을 바탕으로 4가지 핵심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KOFR 활성화 가속화…OIS 비중 70%까지 확대
먼저 금융당국은 KOFR 거래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행정지도를 개정해, 당초 2030년 6월까지 50%로 설정했던 KOFR-OIS 목표 비율을 매년 15%p씩 상향해 7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상 금융사들은 오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되는 2차년도 기간 중 전체 이자율스왑의 25% 이상을 KOFR-OIS로 거래하게 된다.
변동금리채권(FRN) 시장에는 KOFR 도입이 본격화된다. 은행권은 2026년 7월부터 발행하는 FRN의 10% 이상을 KOFR 기반으로 발행하고, 2031년 6월에는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같은 시점 목표를 65%로 더 높게 잡았다.
대출시장에도 KOFR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KOFR를 지표금리로 하는 대출상품을 각각 5000억원 규모로 출시할 예정이다. 총 1조원 수준의 지방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단기 운전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KOFR 기반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선정 시 KOFR 관련 거래(OIS·FRN 등) 실적 평가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CD금리 2030년 말 중요지표 해제…내년 코리보 신규대출 중단
두 번째 핵심은 CD금리의 단계적 퇴장이다. 금융당국은 실거래 비중이 낮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오는 2030년 말 금융거래지표법상 ‘중요지표’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여전히 이자율스왑 등 파생상품 시장에서 CD금리가 기준점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내재적 한계가 뚜렷한 만큼 시장에 ‘데드라인’을 제시해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다만 시장의 충격을 고려해 2030년 말 중요지표에서 해제된 이후에도 당분간 금리 공시는 유지된다. 금융권 역시 각 금융협회를 중심으로 CD금리 기반 거래 자제 필요성을 시장참여자들에게 상세히 안내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 투자자가 KOFR 기반 이자율스왑 거래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은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금년 하반기 해외 IR을 실시할 계획이다.
코리보(KORIBOR) 역시 사용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국제적으로 산출이 중단된 리보와 유사한 방식으로 산출되는 코리보는 현재 일부 은행 대출의 지표금리로 쓰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4월부터 은행권의 코리보 기반 신규 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기존 차주는 계약 기간 동안 기존 지표를 유지할 수 있으나, 만기 연장 시에는 코픽스나 은행채 등 대체 지표금리로 전환해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
아울러 코픽스에 대한 산출체계 점검을 선제적으로 강화한다. CD·코리보 축소로 대출시장에서 코픽스 활용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을 감안해, 은행연합회는 코픽스 산출·승인 절차에 대한 자체 점검을 법정 중요지표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개별 은행들은 코픽스 기초자료의 정확성과 내부통제 적정성을 자체 점검하고 금융감독원이 이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향후 코픽스의 시장 비중 등을 보면서 코픽스를 금융거래지표법상 중요지표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번 개편방안은 개혁의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며 “지표금리 개혁의 성공 여부는 금융권 참여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재 리스크를 알면서도 익숙하다는 이유로 관행에 안주하면 언젠가는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CD·코리보 기반 금융거래를 자발적으로 줄이고 지표금리와 금융 전반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금융인의 제1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